인권과 민주화를 특허낸 듯이 떠들던 김대중 정부 시절에도 여야 정치인과 경제인, 고위 공직자, 일반 민간인 등에 대한 조직적인 도청과 정치사찰 행위가 버젓이 자행됐다는 검찰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당시 국정원은 주요 인사들의 휴대전화 번호를 아예 감청장비에 입력해 놓고 통화 내용을 낱낱이 엿들었다고 한다.
도청 내용 가운데는 금전관계, 여자관계에서부터 사무실 운영관계, 자기과시 내용까지도 포함됐으며, 이같은 도청 결과물은 대화체로 요약돼 매일 7~8건씩 상부에 보고됐다고 한다.
말하자면 도청은 김대중 정부의 국정운영을 지탱하는 중요한 축이었던 셈이다. 실로 군사독재 시절을 뺨치는 파렴치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
당시의 정보기관이 이렇게 대대적으로, 그것도 버젓이 국민의 사생활과 통신의 자유를 침해하는 국가적 범죄행위를 저지를 수 있었던 것은 물론 정권 차원의 직접적이고도 적극적인 비호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른바 정보정치의 최대 피해자임을 자처해 왔다. 그러면서 인권을 강조해 왔고, 군사독재정권과는 차별되는 ‘국민을 하늘처럼 받드는 민주정치’를 한다고 되뇌어 왔다.
안기부의 문패를 국정원으로 바꿔달면서까지 정보기관의 정치개입 근절을 호언장담하기도 했다.
그런 김대중 정권이 도청 등 국가적 범죄행위를 마구잡이로 저지르면서 국민의 인권을 짓밟은 사실이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으니 국민으로서는 그같은 김대중 정권의 두 얼굴에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김대중 정부의 불법 도청 사실이 처음 확인된 것은 지난 8월 5일 국정원 발표를 통해서였다. 그러나 당시 김대중 정부 시절의 국정원장들은 “황당무계한 얘기”라면서 펄펄 뛰었다. 그러면서 현 국정원장을 집단으로 만나 항의까지 했다.
이제 열쇠는, 대통령이 국정원장으로부터 수시로 직보를 받아온 김대중 정부의 보고 채널과 관련해서 김 전 대통령의 책임 소재를 규명하는 일이다.
혐의가 있으면 누구든 법에 따라 당당하고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 그것이 국가적 범죄행위를 근절시키는 정도(正道)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