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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프라자갤러리, '일렉트릭 파워'전

전기는 상호작용의 결과다. 대기층의 번개는 양전기와 음전기를 지닌 입자들이 부딪쳐 생긴다. 유리 막대기를 헝겊으로 문질러도 전기가 발생한다. 남녀 사이에 '전기가 통한다'는 말은 상호 만남이 낳은 사랑에 대한 은유다.
한국전력이 운영하는 서울 서초동 한전프라자갤러리가 '일렉트릭 파워'전을 열어 시각 이미지로서의 전기와 그 의미를 되새기고자 한다. 기간은 17일부터 2월 16일까지. 김주호, 안광준, 이용백, 장지아, 최종범, 백남준 등 13명이 참가한다. 기획은 김영민, 최금수씨가 맡았다.
전기의 역사는 무척 깊다. 기원전 600년 무렵에 그리스의 탈레스는 호박(琥珀)을 마찰하면 전기가 생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호박은 그리스어로 '엘렉트론(electron)'. 이는 전기를 뜻하는 '일렉트리시티(electricity)'의 어원이다.
전기가 인류의 일상에 들어오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필요했다. 토머스 에디슨은 1879년 백열전구를 발명했고, 이는 1887년 조선에 처음 소개됐다. 이어 1900년 종로에 3개의 가로등이 켜지면서 일상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미술에 전기가 응용된 것은 1920년대부터였다. 그때 시작돼 1960년대에 절정을 이룬 키네틱 아트(kinetic art)나 형광등과 같이 인공의 빛을 이용한 라이트 아트(light art)가 그 예이다. 이후 비디오, 컴퓨터, 홀로그램 등으로 전기예술의 폭은 넓어졌다. 예술과 과학이 상상력으로 만난 것이다.
한국에서 테크놀로지 아트와 미디어 아트가 본격적으로 주목받은 것은 고작 10년 안팎에 불과하다. 백남준 등이 국내외에서 비디오 예술을 내놨지만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대중적 관심사로 부상한 것은 역사가 아직 짧다는 이야기다. 1990년대 들어서는 영상예술이 봇물처럼 쏟아져 격세지감을 갖게 했다.
출품작가는 3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분포를 보인다. 다시 말해 한국의 비디오, 영상예술의 변화를 살필 수 있다는 얘기다. 최금수씨는 "값비싼 기자재와 높은 버전의 소프트웨어를 자랑하자는 게 아니라 저급하더라도 업그레이되는 그 사회의 운영체계와 예술가들의 상상력이라는 콘텐츠의 변화를 전시로 읽어보려 한다"고 말한다.
김주호의 '유쾌한 날'은 나무와 철판, 합성수지 등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소재로 인물조각을 만든 다음 센서를 부착한 작품이다. 관람객이 다가서면 반갑게 손을 흔들어주는 일종의 움직이는 조각. 냉소적으로 비칠 수 있는 테크놀로지 아트를 따스하고 생기있게 만들자는 데 의도가 담겼다.
안광준의 '객체'는 스크린에 레이저빔을 투사해 가상현실 콘텐츠를 구현한다. 관람객은 전시장에 있는 입체안경을 쓴 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가상현실을 체험하는 것이다. 테크놀로지 미술로 시ㆍ공간이 어떻게 변화하고 확장되는가를 실감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재훈은 3차원 컴퓨터 그래픽으로 인간의 골격을 만든 뒤 확대하거나 흐트러뜨리는 'man-deform'을 출품한다. 인간의 윤곽을 이루는 입체의 선들은 등고선을 연상시키며 더불어 도시의 야경이나 유기체적 원형질의 이미지를 연출하기도 한다.
이밖에 정인엽은 거울 아래 숨긴 전자석으로 실에 묶인 바늘을 움직이게 하는 키네틱 아트 '원 그리기'를 출품하고, 최우람은 기계적 생명과 자연적 생명을 테마로 한 '성체'를 내놓는다. 백남준의 영상작품 'TV첼로'도 나온다. ☎ 2055-1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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