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녀 전지현의 엽기적 행각을 따라갈 순 없어도, 노처녀 브릿지존스처럼 백마탄 왕자들이 한꺼번에 찾아오진 않더라도, 그녀 조이의 이야기는 참신하면서도 독특하다. 오랜 기간 애인없이 살면서 강박적 외로움증에 빠진 이 여주인공의 이색적인 모험담이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애인도 없고 우울증도 있는데다 좁은 집에 혼자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할 정도로 정서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조이(로빈 튜니)는 20대 중반의 컴퓨터 애니메이터. 그다지 세련되지 못한 스타일에 인간관계도 서투른 그녀를 직장 동료들이 좋아할 리 없다. 친구도 없고 직장에서도 '왕따'를 당하는 조이가 기댈 곳은 흘러간 팝송을 들려주는 라디오 프로그램 뿐.
그러던 어느날 그녀의 일생에 '발목을 잡는' 사건이 발생한다. 생각지도 못한 스토커의 등장으로 인생이 꼬이게 된 것. 술에 취한 채 스토커의 인질이 돼 차를 몰던 그녀는 경찰을 차에 치고 현장에서 체포된다.
조이는 스토커의 위협 때문에 사고를 냈다고 말해 보지만 경찰들에게 그녀는 음주운전으로 동료를 혼수상태에 빠뜨린 철없는 아가씨일 뿐. 이제 조이는 재판을 받을 때까지 전기 발찌를 차고 제한된 공간에서만 생활해야 하는 신세가 된다.
그녀를 찾아오는 유일한 방문자는 1주일에 2시간씩 왔다 가는 발찌 프로그램의 관리자 빌(팀 블레이크 닐슨). 그다지 매력적이지도 않고 무뚝뚝하기만 한 빌과 조이는 조금씩 서로에게 끌려간다. 게다가 아랫집 사는 게이 유태인 맥스와 동네 소년 등을 만나게 되면서 조이는 삶의 새로운 매력을 느끼기 시작하는데….
점점 재판일이 다가오고 이대로 가다가는 조이는 실형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 조이는 빌의 도움으로 직접 스토커를 찾아 나선다. 그녀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아홉 시간. 조이는 범인의 실체에 점점 접근해 가고 정해진 시각은 점점 가까워진다.
독립영화 '나이아가라, 나이아가라'로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는 주인공 로빈 튜니의 톡톡튀는 연기가 매력적이다. 로빈 튜니의 상대역인‘빌’역을 맡은 팀 블레이크 닐슨도 기존의 이미지를 벗고 신선하고 매력적인 모습으로 변신했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매력은 386세대의 향수를 자극할 만한 올드 팝이 영화 내내 흘러나온다는 것.
테리 잭슨의‘시즌스 인더 선’을 비롯해 터틀스의‘해피 투게더’아메리카의‘시스터 골든 헤어’등 팝 명곡들이 삽입됐다. 이 밖에 홀 앤 오츠, 소프트셀, 톰 페티, 10㏄ 등 쟁쟁한 옛 스타들의 음악을 접할 수 있다. 영화의 제목‘체리쉬’도 그룹‘디 어소시에이션’이 지난 66년에 발표해 크게 히트한 동명의 노래에서 따왔다. 영화에 등장하는 노래들의 저작권 사용료만 무려 40만달러가 넘는다.
신세대 감각의 영화에서 길게는 40여년 전의 팝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쓴다는 것이 조금 이채롭다. 하지만‘체리쉬’에서 음악은 단순히 영화의 분위기를 돋우거나 양념으로만 쓰이지 않는다. 영화의 중요한 장면에서 이야기를 연결하고 전달해주는 중요한 매개체로 적절하게 사용되고 있다.
실제로 핀 테일러 감독은 전자 발찌에 대한 아이디어로 영화를 구상하던 중 AM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옛 노래들을 들으며 음악을 영화의 중요한 매개체로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시나리오 작가 출신 핀 테일러의 감독 데뷔작. 17일 개봉. 15세 관람가.
정수영 기자 jsy@kg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