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례(婚禮)는 남녀가 혼인(婚姻)하는 의식절차(儀式節次)다.
고로 남자와 여자가 만나 부부(夫婦)가 되는 일을 혼인(婚姻)이라 일컫는다. 婚姻이란 ‘婚(혼)’은 남자가 장가든다는 뜻이고, ‘姻(인)’은 여자가 시집간다는 의미로서 ‘장가들고(婚) 시집간다(姻).’는 말이다. 혼인은 음(陰)과 양(陽)이 합해 삼라만상이 창조되는 대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것이며, 대자연의 섭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찾는 순수한 인정(人情)에 합하는 일이다.
고례(古禮)에는 “천지의 이치에 순응하는 인정의 마땅함에 합하는 것(順天地之理 合人情之宜)이 혼인이다.”고 했다. 그러므로 혼인은 신성한 이치이며 순수한 인정이요, 하늘의 인연(因緣)인 것이다. ‘婚姻(혼인)’이란 어휘의 의미가 그토록 심오할진대 오늘날 혼인이라 거의 쓰지 않고 결혼(結婚)이라는 말이 더 많이 씌어지고 있음은 다시 한번 생각할 일이다.
우리나라의 헌법(제36조) 및 민법(제807조, 제812조) 등 모든 법률에서는 결혼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반드시 ‘혼인’이라고 쓴다.
남자와 여자가 부부가 되는 일을 ‘結婚’이라고 하면 남자가 장가드는데 여자는 곁붙어서 따라가는 것이 될 것이고, ‘婚姻’이라고 하면 남자는 장가들고 여자는 당당하게 시집가는 것이 되어 그 말에서부터 떳떳하고 명실상부(名實相符)한 남녀평등의 평등정신(平等精神)이 구현된다고 할 것이다.
이 같은 원론(原論) 상식(常識)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소위 여권신장(女權伸張)을 주장하는 여성지도자들조차 ‘결혼’이라고 말하는 것은 정말로 아이러니칼하고 납득하기 어렵다. 한마디로 결혼이란 남자가 장가드는 것을 맺는다(結)는 뜻이고, 여자가 시집간다는 뜻이 없으므로 여자가 시집간다는 뜻이 담겨진 혼인이라고 해야 바른 말이 된다.
따라서 결혼예식은 혼례 또는 혼인예식이어야 하고, 결혼예식장은 혼인예식장이라고 해야 하며, 결혼상담소는 혼인상담소라고 해야 옳다. 또한 주례단(主禮壇) 옆에 신랑 신부의 이름을 써 붙이는 축지(祝紙)도 ‘축 혼인(祝 婚姻)’이라고 써야 맞다.
특히 남의 혼사(婚事)에 주의가 요하는 것은 축의금을 넣는 봉투에 신부에게 ‘축 결혼(祝 結婚)’·‘축 화혼(祝 華婚)’이라고 써서는 옳지 않으며 이는 신랑에게 쓰는 축하인사의 표현이다. 왜냐하면 시집가는 신부에게 장가드는 것을 축하하는 꼴이 되어서 그런 망발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신랑 신부 남녀공통으로는 ‘축 혼인(祝 婚姻)’· ‘축 경하혼인(祝 慶賀婚姻)’ 또는 고상하고도 정감의 예를 갖춘 ‘축 천작지합(祝 天作之合)’·‘축 금슬지우(祝 琴瑟之友)’ 등 이라고 써야 하고, 달리 신랑에게는 ‘축 영식혼(祝 令息婚)’, 신부에게는 ‘축 영애인(祝 令愛姻)’이라고 쓰면 좋을 것이다.
요컨대 헌법 및 민법에 ‘혼인’이라고 명시되어 있고 1994년 개정된 ‘가정의례에 관한 법률’의 시행령 및 시행규칙에도 결혼은 모두 혼인으로 대치했다.
마땅히 결혼이 아니고 혼인이어야만 정확하게 장가들고 시집가서 부부가 되는 일을 뜻하는 것이므로 ‘혼인(婚姻)’이 바른 말(正語)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