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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미술 40년사’에 거는 기대

인간은 살아가면서 수많은 흔적을 남기게 된다. 그 흔적이 크든 작든 시간의 흐름 속에 이어진 흔적을 정리하고 기록하는 것이 역사다.
과거, 현재, 미래는 연속성과 계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현재를 바로알기 위해서나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역사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과거의 어느 시점이든 흔적은 남아있다. 이 흔적을 찾아 분석하고 정리하는 것이 역사의 정리일 것이다. 그리고 이 역사를 정리하는 것이 역사가의 몫이고, 역사가는 객관성, 공정성, 보편성 합리성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역사가의 역사관은 그가 처한 입장과 시대의 상황에 따라 같은 사건을 놓고 많은 차이를 보인다.
수원미술협회에서 올해부터 ‘수원미술40년사’ 발간을 위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한 시대의 역사를 정리하고 보존하는데 가장 근본이 되는 작업이며, 이것을 기초로 언젠가는 수원미술의 역사가 정리될 것으로 믿는다.
처음으로 정리되는 ‘수원미술 40년사’의 첫 단초가 될 이 사업은 힘들고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수원미술계의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확립한다는데 사업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있다.
수원미술 40년사는 1964년 수원미술협회의 태동을 기점으로 설정된 것으로 생각된다. 어찌 보면 수원미협에서 추진하는 사업은 수원 현대미술사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먼저 일제강점기의 수원미술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 같다. 이 시기의 수원의 미술활동이 미미하나마 수원미술임에 틀림없다.
수원미술사를 정리한다면 근·현대 수원미술사를 한 꺼번에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 시기에 수원미술의 많은 부분이 나혜석 서양화가일 것이고, 그녀에 대한 연구와 정리는 많이 이뤄진 상태이다. 이 자료를 정리해보면 나혜석을 제외한 수원미술도 있음을 알 수 있다.
60, 70년 수원미술은 한국화가 이승영을 비롯한 김학두, 안찬주, 이수덕, 박기환 등 교육계에서 후학 양성과 창작활동을 동시에 실천하며 수원미술계 근간을 구축한 시기로 볼 수 있다.
70년 후반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한 소집단 미술활동이 본격화되면서 80년대에는 수원미술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이 시기에 이념과 장르별 전문적인 소집단이 결성되면서 갈등과 함께 다양한 미술이 수원지역에서 생겨나게 한다. 특히 1980년대 후반 민중미술계열의 현실참여 미술단체인 미술동인 ‘새벽’의 창립과 민예총 창립은 수원미술계의 한축으로 자리잡게된다.
1990년대에는 개성있는 소집단이 지역을 넘어 국내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컴아트’ 그룹은 뛰어난 기획력과 국제전을 선보였고, 김성배가 주축이 된 ‘슈룹’ 또한 현대미술의 한 축으로 왕성한 활동을 통해 수원미술계에 실험적인 설치미술을 선보였다. 경기현대작가회를 중심으로 활동한 이경근, 김석환, 허종수 등이 참여한 컴아트는 세계화를 통한 지역성의 실현이라는 당시로는 선구적이라 평가받을 수 있는 지향성을 가지고 새로운 예술형태인 교감예술제를 전개했다.
2000년대에는 기존의 소집단들의 활동이 이어져 전개된다. 또 수원지역 여러곳에 미술강좌가 개설되고 이를 통해 배출된 미술인들은 동호인 성격의 미술소집단을 결성해 그 수는 더욱 많아졌다.
한편 작업을 해오던 기존의 작가들은 집단활동에 의존하지 않고 작품 활동영역을 확대시키려는 노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수원을 벗어나 서울 등지에서 개인전을 갖는 빈도수도 늘거나게 된다.
2000년 10월 수원미술전시관 개관으로 수원지역 미술확장에 일익을 담당했다. 전시장의 기능적 문제점은 있었지만 작가들에게는 가장 인기 있는 전시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밖에도 갤러리 쿠이, 이영미술과, 수아아트스페이스, 대안공간 눈이 개관했다.
여기까지가 수원미술 근·현대의 흐름을 요약한 것이다. 어느 지역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시기별 특징을 지닌다. 이런 흐름이 있기에 오늘이 있고, 더 나아가 내일이 있다. 한 시대 한 시대를 나열하면서 모두 소중한 것들임을 깨닫게 되었다. 수원미술 40년사가 우리의 정체성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다주고 이해하는데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석 기 <경기도미술협회 부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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