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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심 키우는 체벌 ‘사랑의 매’ 명분 퇴색

얼마 전 초등학교 4학년인 조카가 담임선생님에게 책으로 머리를 맞은 걸 안 큰 언니가 입에 거품을 물었다.
체벌 운운하며 흥분했지만 결국 여러사람의 권유로 없던 일로 하기로 했지만 뒷끝이 습쓸하다. 
에릭슨의 성격발달이론에 따르면 초등학생(정확히는 6세에서 11세)의 발달 단계를 자아 성장의 결정적인 시기라고 본다. 이 시기 아동은 기초적인 인지적, 사회적 기술을 습득하게 된다. 또래와 같이 놀이를 하게 되고, 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만일 이 시기에 순조로운 발달을 하지 못하면 부적절감과 열등감을 갖게 되고, 이러한 열등감은 학교나 사회가 아동에 대한 편견적 태도를 취할 때 생겨나기 쉽다.
어른들이 아동에게 잘못에 대한 책임을 물을 때 가장 쉬운 방법으로 매를 든다. 백마디의 타이름 보다는 회초리를 들어 종아리를 치는 것이 시간도 적게 들며, 다수의 또래집단을 모아놓은 교실에서 한 아동에게 ‘본보기’로 물리적 제재를 행사하는 것이 집단을 쉽게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물리적 제재-폭력은 결국 또 다른 저항을 낳게 되며, 그 저항은 역시 폭력으로 밖에 다스릴 수 없게 된다. 이것이 폭력의 악순환이다.
아동의 저항은 어른들의 그것과는 다르다. 수업시간에 떠들었다는 이유로 물리적 제재를 당한 아동이 할 수 있는 저항은 수업시간에 교과서에 낙서를 하는 것이다. 이미 한번 벌을 받은 아동이기 때문에 그런 행위는 더 눈에 잘 뜨일 수밖에 없고, 결국 또 다른 물리적 제재로 이어지게 된다.
아동을 ‘어른의 축소판’으로 여기던 시대는 오래 전에 지나갔다. 아동은 아동으로서만 이해되어야 한다.
이는 곧, 어른들의 기준으로 아동을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우리 클 때는 그보다 더 많이 맞았어도 별탈없이 잘 컸어’라고 아동에 대한 폭력을 합리화 시키지 말자.
폭력에 대한 기억은 아주 질기고 강한 것이어서 아동의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잊지 말자. 어른이 한순간을 참지 못해 휘두른 소위 ‘사랑의 매’로 아동의 인성이 바뀔 수 있고 그렇게 바뀐 아동의 인성과 인생을 우리 어른들이 책임져 줄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겠다.


진 숙 <평화어린이집 보육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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