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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소비 윤리’ 확립 시급하다

중국 주나라시대 태공은 “무사연등침수 위삼도(無事燃燈寢睡 爲三盜)”라는 가르침을 역설했다.
명심보감에 나오는 이 말은 할일 없이 등불을 켜놓고 자는 것이 셋째 도둑이라는 말로 옛날부터 절약에 대하여 중요하게 생각하여 왔음을 알 수 있다.
신고유가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가슴 깊이 새겨야할 말 인것 같다.
요즈음 우리 주위를 살펴보면 어느것 하나 제외됨이 없이 변해도 너무 많이 변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 가정의 난방과 취사용 연료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온 연탄이 사용하기 불편하다 해서, 기름이나 가스, 전기로 대체됐다.
석유파동 때 기름통을 들고 줄을 서서 구입하던 시절은 까마득히 잊고 시장에 갈 때도 자가용을 몰고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가 매일매일 소모하는 에너지의 비용부담이 얼마나 되는지 아랑곳하지 않고, 석유나 전기, 가스를 내키는 대로 쓰고 있는 것이다.
또한, 가전제품의 사용 또한 날로 증가하고 고급화, 대형화돼 가고 있다.
소득과 생활수준이 향상됐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 보지만 근검절약의 전통적인 미풍양속이 잊혀져 가는것 같아 서운함을 떨칠 수 없고, 최근 경제사정을 감안하면 에너지절약 노력이 더욱 아쉽기만 하다.
에너지절약은 에너지위기에 가장 효과적인 대처방안이며, 선진국에서도 갑작스런 에너지 부족사태를 겪게 되면 에너지절약을 최우선정책으로 선택한다.
고유가시대 각국의 경제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 속에 일본은 정부와 기업, 가계가 모두 에너지절약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에너지절약은 첨단기술에서부터 단순한 일상생활에서의 절약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요인의 결합을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한다. 목욕하고 난 더운물을 세탁기에 이용하고 야채가게에 갈 때 자전거를 타고 가며, 겨울에는 방 하나에만 난방을 하고 가족 전체가 그 방에 모이는 식의 연료비용을 줄이기 위한 작은 노력도 하고 있다고 한다.
독일 국민들 역시 근검절약이 투철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성냥불 하나도 여러사람이 모였을 때 켠다’는 그들은 추운 겨울 실내가 싸늘하다 생각되면 입던 옷을 덧입으며 검소하게 생활한다.
몇 해 전에는 자원부국인 노르웨이가 전력 부족사태에 직면했다.
이들의 대처방법도 역시 에너지절약이었다. 절약만으로 에너지공급부족을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단기적인 수요 절감에는 큰 몫을 하는 것이 에너지절약이며, 또 이렇게 에너지절약에 참여하는 선진국민들의 자세가 바로 에너지위기를 극복하는 기틀이 된다.
지금까지 우리는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비용보다 더 많은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만 있다면 에너지를 얼마든지 사용해도 된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에너지에 대한 이러한 안일한 인식으로는 최근의 급변하는 국제에너지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
우리 사회의 에너지 사용행태를 윤리문화 차원에서 개선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예로 우리나라의 냉난방문화를 살펴보면 여름에는 냉방병을 걱정해야 할 만큼 강한 냉방을 하는 반면 겨울에는 실내나 지하철 등에서 두꺼운 옷이 부담스러울 만큼 강한 난방을 하는 것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우리보다 소득수준이 높고 에너지도 풍부한 나라에서도 겨울철에는 내복을 입고 에너지절약을 실천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이것은 정말 지독한 낭비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이러한 에너지낭비와는 반대로 우리 사회 한편에는 생활에 필요한 에너지소비도 부담스러운 이웃들이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고유가, 그리고 기후변화협약 시대에 어울리는 우리 국민들의 에너지소비윤리 확립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진다.
지금은 행정기관 등에서 스스로 에너지절약에 힘쓰고 있지만 간혹 낮에도 켜져있는 가로등, 빈 사무실을 환히 밝히고 있는 형광등 등을 볼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많다.
지금 우리 주변을 돌아보고 불필요한 에너지가 사용되고 있는지 살펴보고 작은 일부터 에너지 절약을 실천해 보자.
정부와 기업, 그리고 국민의 노력이 합쳐진다면 당면한 고유가는 단순한 어려움이 아니라 급변하고 있는 에너지 패러다임에 보다 빨리 적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도 다시 한 번 ‘無事燃燈寢睡’하는 에너지 도둑이 아닌지 반성해 보는 시간을 가져야 하겠다.


오 중 구 <에너지관리공단 경기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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