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기 위한 행사아닌 화해물꼬 기대”
정작 실향민 탑승 없어 아쉬움 표하기도
“분단의 아픔을 싣고 치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국내 대북 관련 단체들을 17일 남북 열차 시험운행을 계기로 남북관계와 인적,물적 교류에 새로운 지평이 열리기를 기대했다.
김만송 이북5도민회 도연합회장은 “한시적인 군사보장이지만 분단 후 처음 기차가 남북을 오간다는 사실에 감격스럽다”며 “실향민들이 하루빨리 경의선과 동해선을 타고 북녘 고향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앞으로 남북 사이 경제교류가 활발해지고 개성, 금강산은 물론 러시아, 유럽까지 연결되지 않겠느냐”고 기대했지만 “이번 열차에 정작 실향민들이 탑승하지 못했다”며 실망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미일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사장은 “이번 열차운행으로 남북이 화합하는 마음까지 오갔으면 좋겠다”며 “특별한 분들의 가시적인 행사로 그칠 것이 아니라 전쟁 납북자를 포함한 분단의 아픔을 치유하는 길이 열리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대북 지원단체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이용선 사무총장은 “열차가 남과 북을 넘어 시베리아까지 관통하기 위해서는 노후화된 북한 철도 개보수 등 실질적인 논의와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남북)관계 발전에 걸맞은 대담한 기획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다만 “이번 운행은 일회적인 행사이기 때문에 당장 교류 급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오늘 행사로 남북이 심리적으로 조금이나마 가까워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는 성명에서 “열차 시험운행은 남북의 화해협력과 평화통일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이에 비해 열차 시험운행이 정치적인 필요에 따른 것으로 납북자, 국군포로, 탈북자 문제 등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나왔다.
탈북자단체 연합인 북한민주화위원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역사적인 열차 개통이 김정일 정권에 대한 퍼주기로 순수성을 잃어버려 ‘정치쇼’로 전락했다”면서 “남한 정부의 퍼주기 명분을 세워주기 위한 일회성 열차 운행을 마치 역사적인 사건처럼 미화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납북자가족모임과 피랍탈북인권연대도 이날 경의선 문산역 인근에서 “진정한 남북한 화해와 협력은 남한으로 귀환하는 열차에 납북자, 국군포로들이 함께 돌아오는 데서 시작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