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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황우석과 신정아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신은 그리스의 델포이신전에서 “너 자신을 알라(Know thyself)라는 경구를 남겼다. 소크라테스는 이 말을 제자들에게 소개할 때 “너는 자신이 아무 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라”는 의미로 썼다. 진리 즉 정확하고 참된 지식에서 행위의 정당성이 나온다고 역설한 소크라테스는 진리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독배를 받았다. 이로써 그는 진리의 사표(師表)가 되었다.

소크라테스와는 달리 서울대학교 수의과대 교수 황우석씨는 생명의 존엄성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난자를 부적절한 방법으로 확보하고, 연구비를 남용했으며 학자로서는 드문 활발한 정치 사교활동을 했고, 부실한 연구를 속이기 위해 줄기세포 논문을 조작하여 자신은 물론 서울대학교, 대한민국과 세계의 과학계에 일대 오명(汚名)을 남겼다. 그는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의해 2006년의 ‘나쁜 뉴스(breakdown of the year)’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30대의 젊은 여성으로 미술계의 요직을 누빈 동국대학교 조교수 신정아씨가 1994년 캔자스대에서 서양화와 판화를 복수전공해 학사학위를, 1995년에는 경영학석사 학위를, 2005년 예일대에서 미술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는 학력이 모두 허위로 드러났다. 그녀는 동국대학교의 임용 과정에서 에카테리니 사말타노우-치아크마의 1981년 버지니아대 박사학위 논문을 상당 부분 베껴 자신의 예일대 박사학위 논문인 것처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우석씨는 자신의 성과 이름의 일부와 발음이 같은 황우(黃牛)를 별명으로 삼았다. 신정아씨는 이메일 ID를 잔다르크를 연상케 하는 신다르크(shindarc)로 쓰고 있다. 그러나 학문보다는 정치적 역량이 뛰어났던 황우석씨는 황우의 곧은 이미지와는 아주 다른 길을 걸었고 거짓으로 학문세계와 예술계를 더럽힌 신정아씨는 조국 프랑스를 구하고 가톨릭 신앙을 수호하기 위해 화형 당했던 잔다르크의 고결한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 허위가 진실을 속일 수 있는 기간은 그리 길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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