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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희칼럼]남북정상회담 성공기원은 한겨레의 도리다

‘6.15 남북공동선언’바탕 북핵해결·평화체제 구축 등
건전한 사회 만들기 위해 한민족 역동성 보여줄 때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염원하는 온 겨레의 숭고한 뜻에 따라 대한민국 김대중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0년 6월 13일부터 6월 15일까지 평양에서 역사적인 상봉을 하였으며 정상회담을 가졌다.

 

남북 정상들은 분단 역사상 처음으로 열린 이번 상봉과 회담이 서로 이해를 증진시키고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며 평화통일을 실현하는 데 중대한 의의를 가진다고 평가한다.”

위의 글은 ‘6.15남북공동선언’의 서문이다. 본문은 6개 항이다. ①통일문제는 우리 민족끼리 해결한다. ②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반영되는 통일을 지향한다. ③이산가족 문제 등 인도적 문제를 조속히 풀어간다. ④경제협력을 통하여 민족경제를 발전시키고, 제반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활성화한다. ⑤이상의 합의사항을 실천하기 위해 당국간 대화를 개최한다. ⑥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적절한 시기에 서울을 답방한다.

①항과 ②항은 글자 그대로 남북 최고 책임자간에 합의된 장기 과제이다. 남북관계나 국제정세로 보면 이 문제들을 ‘우리끼리’ 논의할 단계는 아직 아니다. ③항, ④항, 그리고 ⑤항은 답답할 만큼 느리지만 진전되고 있다.

특히 ④항의 정신에 따라 개성공단의 조성, 금강산의 개방이라는 혁명적 변화를 가져왔다. 다만 ⑥항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이 답방할 ‘적절한 시기’는 아직 오지 않은 모양이다. 판단은 전적으로 북측에 달린 문제이다. 그래서 임기 말의 노무현 대통령이 오는 8월 28일 평양을 다시 방문하는 것이다.

우리나 독일 모두 외세에 의해 분단되었다. 이런 경우, 통일에는 외세의 동의가 필요하다. 서독은 통독 이전에 구소련과 관계 정상화를 다졌다. 외세의 협조를 구하면서 통일을 추구한 것이다. 특히 지도자들의 노력은 아주 중요하다.

동·서독의 최고 책임자들은 1990년 통독 이전에 무려 아홉 차례나 만났다. 통독은 첫 번째 정상회담으로부터 20년이 걸렸다. 서로 상대를 ‘특수 관계’로 보고 접근정책을 폈다. 정권이 바뀌어도 이 정책은 승계됐다. 오랜 교류를 통해 전파된 서독의 문화는 마침내 동독을 변화시켰다. 그 결과가 통일이었다.

제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만일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았다면 남북 관계는 훨씬 더 가깝고 깊어졌을 것이다. 북한은 왜 핵무장을 했는가? 반공주의자나 북한불신주의자들은 남측이 북측을 도와주니 그 돈으로 남한 공격용 핵을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아니다. 오히려 북측은 미국 정부가 ‘테러와의 전쟁’을 구실 삼아 선제공격하리라 믿고 있다. 그래서 경제난을 무릅쓰고 ‘핵에는 핵’으로 맞서기 위해 핵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북한 핵 문제의 해법은 베이징 6자 회담의 몫이다. 북한은 합의 사항을 지키고 있다.

이번 회담은 총론격인 ‘6.15남북공동선언’을 바탕으로 각론을 마련하는 자리이다. 청와대는 ‘경제와 평화가 선 순환하는 새로운 길을 열어야’라는 글을 통해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단순한 의견교환이나 선언보다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남북간 합의를 위해 노력할 것이나 이는 6자 회담 당사국들 전부 또는 일부의 합의와 결론이 우선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보수언론이나 수구세력은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의심하거나 반대하고 있다. 특히 정권교체론을 펴는 조선일보는 이 회담에서 국가보안법 등 민감한 문제들을 다루지 말라고 요구한다. 조선일보는 심지어 임기 말의 대통령은 이런 중대한 문제들을 다룰 자격이 없다고 주장한다. 국가보안법 폐지는 한나라당이 반대하는 데도 말이다.

냉전세력에게는 평화가 적인 법이다. 그러나 그들의 상전격인 미국이 변하고 있다. 더 이상 북한을 ‘조작된 원수=악의 축’으로 활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반도의 냉전은 이제 끝나가고 있다. 아직도 냉전시대를 선호하는 세력이 남아 있는 사회는 ‘건전한 사회’가 아니다. 평화세력은 건전한 사회를 앞당기기 위해서 힘을 합쳐야 한다. 지금은 한민족의 역동성을 보여줄 때이다.

제2차 남북정상회담은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따라서 이의 성공을 기원하는 것은 남북 온 겨레의 도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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