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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아프간서 인질된 두 여성의 석방을 환영하며

아프가니스탄 반군 탈레반은 한국인들을 인질로 삼아 고통을 준지 26일만인 13일 인질 중 건강이 악화된 김경자, 김지나씨를 석방함으로써 인질석방 협상 과정에서 처음으로 성의를 보여주었다. 탈레반은 두 여성에게 아프가니스탄 전통 의상을 입힌 채 가즈니시의 적신월사 건물에서 한국 정부 인사들에게 신병을 인도했다. 이들을 진료한 동의부대 의료진은 건강에 특별한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혀 가족과 국민을 안심시키고 있다.

김경자씨는 광주광역시에서 부모와 함께 살면서 그동안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왔다. 서울 서초동에 있는 회사에 다니던 중 휴가를 내서 봉사단에 합류한 그녀는 부모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봉사활동 지역을 아프간이 아닌 두바이라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나씨는 평소 척추질환을 앓아온데다 출국 전에는 눈도 많이 충혈되는 등 건강이 좋지 않았지만 출국하여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교육봉사를 맡아왔다. 이렇듯 남을 위해서는 자신의 건강과 안일을 마다한 이 여성들이 비명에 횡사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나 가족과 조국의 품으로 돌아온 것은 기독교가 가르치는 천우신조요, 유교가 내세우는 덕을 쌓는 사람은 반드시 이웃이 있게 마련임을 입증한 사례라 하겠다.

사람은 어차피 한 번은 숨지게 마련이다. 죽음에 이르는 동안 한시적으로 사는 인간은 착한 일을 하다가 어려움을 겪으며 그 결과 죽게 될지라도 자신의 행위에 자부심을 갖고 유신론자인 경우 신을 향해 기도하고, 무신론자인 경우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자세로 때를 기다리면 좋은 결과를 맞을 수 있다는 교훈을 김경자, 김지나씨는 세계를 향해 온몸으로 보여주었다. 우리는 각일각 닥치는 살해의 위협 속에서 26일 동안이나 소중한 생명을 보존하고 한계상황을 극복하여 자유의 몸이 된 두 여성의 인내에 경의를 표한다. 또한 우리는 김경자, 김지나씨가 아직 석방되지 않고 있는 나머지 인질들의 안위에 영향을 줄만한 언급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 두 사람은 다행히 석방됐지만 나머지 인질들은 살아올 수도 있고 죽음을 맞을 수도 있다. 따라서 두 사람은 정부 당국자에게 납치 기간 동안의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되 언론과의 접촉을 통해 탈레반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기 바란다.

아울러 우리 정부는 탈레반과의 단독 협상을 통해 탈레반측이 인질 석방의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동료 수감자 석방문제는 한국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므로 문제만 얽히게 하고 탈레반 자신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논리를 집요하게 펴서 몸값을 지불하고라도 인질 전원을 석방하도록 전력을 다해 교섭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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