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제 개막시간이 다가오자 촛대와 컵을 든 청년들의 발걸음이 빨라진다. 촛불의식 때문이다. 연례행사로 열리는 성남시민축제 탄천페스티벌 개막일을 한달여 앞두고 세계를 경악케한 아프간 피랍사태. 이 사건을 접한 성남시와 성남문화재단은 깊은 고민에 빠졌었다.
인질들의 생사가 오가는 긴박한 상황속에 지척에서 눈물과 신음소리가 들려오는 데 관내에서 축제의 장을 연다는 것은 상식으로 용납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최측인 성남시와 시 문화재단은 연례행사의 맥을 끊는 것에 대한 부담과 국내·외 문화예술계의 신뢰보전 등도 못지않게 중시돼야하기 때문에 고심끝에 전면 취소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결국 대규모 시민이 참가해 여는 광복절 카니발퍼레이드를 취소하는 정도의 행사 축소 결정을 내렸고 프로그램 수정작업을 거쳐 14일 오후 개막식과 개막 공연을 펼쳤다.
2만여명에 이르는 촛불물결은 삽시간에 대회장을 엄숙한 분위기로 만들었다. 공동체를 상징하는 촛불은 가로등이 꺼진 깜깜한 밤 분위기를 환하게 밝히며 의지를 뿜었다. 촛불물결은 희생자 추도와 미석방 피랍자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참가자들의 마음과 합해져 진가를 더해갔다.
시인 이국자씨의 시 ‘하늘이시여’ 시창과 무용가 신미경씨의 살풀이 춤까지 개막식에 큰 비중을 주려함이 엿보였다. 아픔을 함께 나누고자 나선 촛불의식이 성남시민을 한데 묶는 특별한 계기가 된 것에 대해 부정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성남구시가지 주민과 분당 주민이 함께한 이날 행사장은 하나의 촛불 물결로 하나를 이뤘음이 분명하다.
개막식에 이어 매일 메인 행사 때 피랍자 무사귀환과 추도의식을 갖기로 해 순간마다 촛불기운이 더욱 화합된 성남시민의 얼굴을 밝히게 될 것이다.
이번 피랍사태는 분명 성남시민들의 화합의지를 높였다. 탈레반의 총구 앞에서 피랍자들이 석방을 서로 양보한 용기있는 인간미가 들려온다. 이는 성남시민의 삶의 지침서로 오랫동안 새겨질 것이다. 그래서 촛불의식속에 진행되고 있는 성남탄천페스티벌이 더욱 돋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