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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정부, 일변도 교육정책 바꿔야

대안학교 학력인정 제도 인색
‘인본주의 교육구조’ 필요

 

필자는 주로 우리나라 기독교대안학교들의 설립을 돕고 섬기는 일을 하기 때문에 자녀들을 기독교대안학교에 보내려고 하는 학부모들로부터 제법 많은 상담 전화를 받는다. 그럴 때마다 우리나라 대안학교의 현실과 이상을 생각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게 된다.

 

우리 주위에 수많은 대안학교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실제로 대안학교를 찾는 분들이 필요로 하는 학교를 추천하기가 그리 쉽지 않을뿐더러, 그들의 필요에 딱 알맞은 학교를 추천하면 그런 학교에는 이런 저런 이유로 들어가기가 여간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 대안학교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된 때로부터 그 역사를 따진다면 불과 10여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최근 서울대안교육센터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일반대안학교들의 숫자는 99개 정도이고 기독교대안학교연맹에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기독교대안학교들은 60여개 정도이다.

 

이 외에도 파악되지 않은 소규모 전일제 학교들을 포함하면 일반대안학교이든 기독교대안학교이든간에 대안학교라고 칭하는 학교들이 무려 200여개에 육박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대안학교들의 현실은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이상적이지 못하다. 대안학교법 시행령이 발표되어 정부로부터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려졌다고는 하지만 대안학교들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부분들을 만족시키기에는 아직도 요원하기 때문에 대안학교들은 거의 다 불법의 딱지를 지닐 수밖에 없는 실정에 처해 있다.

 

그리고 1인당 연간 교육비는 많게는 1천만원이 넘을 정도이고 아무리 적더라도 공교육비의 2배는 넘는다. 아이들로부터 이렇게 많은 교육비를 수령한다고 해도 교육환경은 열악하기 짝이 없고 교사들에게 지급하는 평균 급여는 공교육의 70%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교육과정도 수십 년 동안 교육 전문가들이 연구해 온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에 비하면 보잘 것 없다. 대안학교 교사들은 대체로 낮은 급여에도 교사 신분 보장은 물론 각종 복지 혜택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고 학교현장에서 하는 일은 공교육 교사의 갑절이 넘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세상 사람들은 대안학교를 ‘그들만의 천국’이니 ‘귀족학교’니 하면서 비아냥거린다. 오해하지마라. 올해 초에 발표된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통계분석 자료집에 의하면, 고등학교의 경우 1인당 연간 교육비가 587만3천원으로 집계되었다.

 

그리고 4월 29일 현대경제연구원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자녀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38만원1천700원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단순히 산술적으로 계산해도 평균적으로 고등학교 학생의 연간 교육비는 사교육비를 포함해서 무려 1천43만원이 된다. 대안학교에 다니는 학생의 학비가 이 정도 수준인데, 어찌하여 대안학교를 매도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비싼 교육비를 들여서도 대안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들이 행복해하면 이를 말릴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리고 운동장도 없는 곳에서도, 과학 실험실, 어학실 조차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곳에서도 마냥 행복해 하는 아이들을 보면 대안학교는 분명히 이들만의 천국일지도 모른다.

이런 대안학교에 아이들을 보내는 학부모들의 결단은 참으로 가상하다. 대안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들은 대체로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공교육 체제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둔 학부모들인데, 이런 자녀들을 둔 학부모들은 어쩔 수 없이 대안학교를 찾을 수밖에 없다.

 

두 번째 부류는 공교육의 교육이념과 체제를 반대하는 의식 있는 학부모들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세계관과 가치관, 그리고 교육철학에 맞는 대안학교를 찾아 자녀들을 학교에 보낸다. 마지막으로 학문적 수월성과 탁월성을 위해서 자녀들을 대안학교에 보내는 학부모들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나라의 대안학교들은 이와 같은 세 부류의 학부모들의 요구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하면서 성장하게 될 것이다. 어찌하든 대안학교에 아이들을 보내는 학부모들은 모두가 우리 교육의 반항아들이 셈이다.

 

이들은 자녀들에게 새로운 가치관과 세계관에 바탕을 둔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그들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공교육 거부를 선언한 사람들이다. 또한 우리나라 대안교육운동의 실질적인 선구자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같이 교육이 전적으로 국가 통제 하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대안교육이 자리 잡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대안교육의 이상은 거룩하나 그 이상을 펼칠 수 있는 장은 거미줄투성이다. 대안교육을 옥죄는 우리 교육구조는 개선되어야 한다.

 

학교 부적응 아이들은 자신들의 삶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곳에서 교육을 받고, 인본주의 세계관에 기초한 교육을 거부하고 기독교세계관에 입각한 교육을 희망하는 학부모들은 자녀를 기독교대안학교에 보내고, 획일주의와 입시위주 교육에 거부하는 학부모는 자유학교에 보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교육의 권리이다. 새로운 사회와 가치를 꿈꾸는 자들의 교육적 소망을 국가가 통제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이다.

오늘날과 같이 다원화된 사회에서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학교가 많이 있을수록 좋은 사회이다. 내가 가고 싶어 하는 학교에 쉽게 입학할 수 있는 사회가 아이들을 건강하게 만든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대안학교는 대안학교법 시행령 이후에도 여전히 정부로부터 소외되고 있다.

 

대안학교들이 떳떳하게 학력인정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너무 빡빡하여 어쩌면 기존의 대안학교가 모두 범법자로 몰리게 될 판이고, 건강한 대안학교가 우리 사회에 많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앞으로는 대안학교 설립의 꿈조차도 사라지게 될지도 모른다.

 

이제 정부는 교육을 움켜잡은 손을 좀 펼 때가 된 것 같다. 손을 좀 편다고 해서 공교육이 무너지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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