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기수에겐 특별한 인연을 맺는 마필이 있다.
데뷔전인 경주마를 본 순간 ‘아, 저 말은 나에게 행운을 가져다줄 수 있겠구나’라든지 ‘나와 기승하면 좋은 성적을 기록하겠구나’하는 느낌이 오는 경우다. 문정균(33) 기수와 ‘제이에스홀드’가 그런 사례에 속한다.
문 기수가 ‘제 기수인생에서 이런 명마를 만난 것은 행운’이라고 할 만큼 ‘제이에스홀드’와의 호흡이 척척 맞아떨어진다.
KRA가 올해 처음 시행한 삼관마 제도에서 2관마를 차지한 ‘제이에스홀드’와 문 기수의 첫 만남은 발주조교검사 때 처음 기승한 것으로 시작되었다. 주행조교검사 때 1위로 골인한 후 자신을 잘 따라주는 것을 보곤 범상치 않은 인연이라고 여겼다.
주행검사 때 ‘말이 모래를 싫어할까 싶어 후미로 뺄까’ 하는 생각이 들면 어떻게 알고 뒤로 가고, ‘이제 나가야겠다’ 싶으면 알아서 나가가는 게 신통하게 생각했고 이후 이들 간의 인연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작년 12월22일 데뷔전을 치른 뒤 9전 중 8승을 거두는 등 현역 최고기록을 구가하는 ‘제이에스홀드’와의 기승은 7전으로 이중 6승을 문 기수와 함께 했다.
기수데뷔 10년째인 문 기수는 이 덕분에 통산전적으론 21위이나 올해 성적만으론 전체 1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삼관마 경주인 뚝섬배와 코리안더비를 우승한 것도 같이 호흡을 맞춰 일궈낸 성과였다.
마지막 남은 농림부장관배도 이변이 없는 한 같이 출전할 것으로 예상돼 국내 최초의 삼관마 탄생을 거둘지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정균 기수가 한 마필에 기승해 6승을 기록한 것은 두 번째다.
2006년 ‘아침해’로 7승을 기록했지만 경주 중 마체 이상으로 주행 중지돼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었다.
이제 ‘홀드’가 그 기록을 깨느냐는 데 관계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나 정작 당사자는 그런 기록보다 마필 걱정이 우선이다.
기록이야 언제든 다시 도전할 수 있지만 아끼는 마필이 부상으로 경주로를 떠나게 되면 평생 마음의 상처로 남는다는 게 이유다. 이들의 숙명 같은 만남이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요즘 과천벌의 또 다른 화제거리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