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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탐방] 과천 한국 카메라박물관

 

 

 

초소형 담배갑·손목시계·스파이 카메라…
13개국 50여 개社 700여 점 보물급 카메라 총망라


지하철 4호선 과천대공원역 4번 출구 앞에 위치한 카메라박물관(지하 1층, 지상 3층)은 우선 건물 디자인부터 예사롭지 않다.

건물의 전체 구도는 카메라 몸체이고, 중앙 라운드 부분은 렌즈 경통의 단면을 표현했고, 흰색 구조물은 1935년에 생산된 독일 라이츠사의 밝기 F4.5에 초점거리 135㎜인 핵토르 3군4매 렌즈 단면이다. 전체 건물모양은 훗날 카메라로도 우주공간을 촬영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1, 2층 전시장은 인간이 빛을 잡아 영상에 담아내기 위한 150년여 년의 역사가 조형미가 뛰어난 사각과 원형의 유리박스 진열장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렌즈와 조리개, 셔터, 필름, 카메라 모형 등의 발달과정을 카메라 제작의 선두역할을 했던 13개국 50여개 회사가 만든 카메라를 김 관장이 30여 년간 모은 3천여 점 중 700여 점의 전시물을 통해 관람객은 과거로의 여행을 떠난다.

관람객들은 먼저 1층에 들어서면 초소형과 스파이카메라 특별전을 만난다.

‘로마의 휴일’에서 공주와 기자와의 만남을 또 다른 기자가 몰래 숨어 찍었던 지포라이터 카메라, 담뱃갑 3분의 2 크기의 카메라, 007가방 KGB 스파이 카메라까지 150점의 위장용은 신기하기 짝이 없다.

 

 

 

 

 

이중 담뱃갑 크기의 스위스제 콤파스 카메라는 1938년에 5천여 대 생산한 것으로 김 관장이 크리스티 경매장에 쫓아가 구입한 일화가 깃들어 있다. 500원 동전 크기의 카메라는 그 많은 기능을 어떻게 조그만 속에 다 넣었을까 하는 궁금증에 진열장을 열고 해부해보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 회중시계, 손목시계 등 소형카메라도 구경 후 잔영이 남을 정도로 깊은 인상을 안겨준다.

2층은 금장세계 명품 카메라와 1840년대부터 1990년까지 생산된 카메라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연대별로 진열했다.

태국 국왕 즉위 50주년을 기념해 700대만을 제작한 라이카 M6, 라이카 카메라의 설계기술자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라이카 R3 골드 등의 금장카메라는 카메라라기보다 하나의 예술품에 가깝다. 연대별 전시물 중 사진기의 기원이자 카메라의 원조인 옵스큐라 카메라를 비롯해 1937년 세계에서 4대 생산되었으나 이 곳 박물관이 유일하게 소장한 것으로 추정되는 콘탁스 II 라이플 카메라(독일 자이스 이콘사)는 가격을 매길 수 없을 만큼 희소가치를 지니고 있다.

 

 

1870년대 유리건판 필름의 등장에 이어 1890년대 들어 광학기술의 발달로 조리개 등 각종 세트장치가 점진적으로 발달, 오늘과 같은 기능을 갖추었고 1900년대 몸체의 주 재료를 목재로 사용하기 까지의 과정을 파노로마처럼 펼쳐놓았다.

1925년 독일 라이츠사가 35㎜ 카메라 역사를 열면서 발매한 라이카 카메라 중 721번째 제작된 라이카 IA는 고급 승용차 가격과 맞먹는다고 김 관장은 귀띔했다. 카메라를 통해 바라본 물체가 실제 본 사물과 일치하는 시대를 연 1949년 동독 팬타콘사의 콘닥스 S 모델과 밀러가 자동 복귀되는 아사히 플랙스 ⅡB 모델을 갖고 있는 것도 한국카메라박물관만의 자랑거리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오토 포커스는 1970년대부터 등장, 1980년 후반들어 본격적인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개개인에 따라 시차는 다르지만 한참을 구경하다보면 바깥을 봐도 망막에 잡히는 것은 온통 카메라다. 눈의 피로도 풀 겸 가벼운 마음으로 지하 1층에서 전시되는 ‘천년의 압사라’로 발길을 옮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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