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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불량규제’로 국민 우롱하는 정부

국무총리실 요청에 따라 지난 6월부터 행정규제 실태조사를 통한 개혁방안을 마련해 온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규제개혁위원회에 등록되지 않은 ‘불량규제’ 3천여건을 발견했다고 17일 밝혔다.

전경련이 찾아낸 이들 미등록 규제는 행정착오나 실수에 의해 등록에서 누락된 것이 아니라 정부 부처의 공무원들이 기업들로 하여금 도저히 지킬 수 없는 기준을 정해놓고 이행 여부를 확인할 수 없도록 일부러 교묘하게 감춰 놓은 ‘불량규제’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나라 ‘관공서 나리’들은 도대체 왜 이 모양인가. 이 나라에서는 아예 기업을 할 수 없도록 억누르고 조이기 위해 머리를 굴려 짜낸 결과인가? 한마디로 어이없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가 ‘규제 왕국’임은 세계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이래가지고서야 무슨 기업 발전이 있겠으며 무슨 성장 동력이 생길 수 있겠는가. 이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정부는 불필요한 규제 남발을 막기 위해 부처별로 규제를 신설할 때 규제개혁위원회에 등록하고 국무조정실이 이를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말인즉 그럴듯하다. 이렇게 해서 규제 남발을 막은 결과가 ‘불량규제 3천건 이상’이라면, 이런 장치나마 없었을 경우 불량규제는 몇만건이었을지 그게 궁금하다.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는 법령과 고시 등에 정해놓은 행정규제가 그동안 8천건이 넘었으나 김대중 정부 이후 현재 5천여건으로 줄었다고 밝혀 왔다. 현 정부 출범 직전인 2002년 말까지만 해도 7천724건에서 매년 100건씩의 새로운 규제가 늘어났는데, 올해 초엔 무려 3천건을 폐지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행정의 수요자인 기업의 체감 규제는 나아진 것이 별로 없고, 여전히 이 나라에서는 온갖 불필요한 규제망 때문에 기업하기가 힘들다. 관 주도의 규제 일변도에 더해 기업이 도저히 지킬 수 없는 규제 기준을 정해 놓은 이같은 숨겨진 불량규제들 때문이다.

전경련 조사에 따르면 원칙만 규제 완화 리스트에 등록해 놓고 세부적인 규제는 시행령이나 고시 등의 형태로 감춰 놓거나 정부로서도 집행할 수 없는 교묘한 규제 내용을 담아 놓음으로써 기업의 발목을 묶어두고 압박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한다.

차제에 기업 규제의 제반 법령이나 고시 등을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규제 완화 여부에 대한 평가는 국무조정실이 아니라 전경련 등 수요자인 민간 기업에서 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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