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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 그리움 회복으로 존재가치 인정해야

그리움 분출 명절 귀경 전쟁 연휴 끝 현실 삶 속 삭막함
정체성 잃은 현대사회 회복 값진 존재의식 가치 인정필요

 

아프리카 성자(聖者) 슈바이처는 “생의 외경(畏敬)”이라는 말을 썼다.

이 지상에서 태어난 우리들의 생명이 얼마나 존엄한 것인가를 생각한 끝에 쓴 말일 것이다. 슈바이처는 비단 인간뿐 아니고 모든 생명체에 대한 고귀함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밤에 촛불을 켜놓고 독서를 하다가 그 촛불에 날벌레들이 달려들어 타죽는 것을 보고 불을 끄고 독서하던 책을 접었다고 한다.

이 세상에 하나의 생명체로 탄생한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 우주는 영원히 존재하는데 단 한번 한순간의 생명체로 태어나 일생을 살고 간다는 것은 참으로 값지고 경건한 일이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우리의 삶은 진실로 소중하고 고귀하게 그리고 값지고 보람 있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고 나아가서는 그러한 소중하고 귀한 생명체가 그리 길지 않은 일생을 살아가는 삶의 터전 또한 소중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찍이 인간의 사회는 도덕률이 있고 질서가 있고 사랑이 있고 협동하며 공존공영의 틀을 만들어 살아 왔으며 또한 삶의 거주지를 따라 이동하기도 하고 더러는 삶의 터전을 힘있는 자들에게 빼앗기고 유리하며 새로운 터전을 찾아 고단한 길을 떠나기도 했었다.

유달리 우리의 삶에 있어서 낳고 자란 터전을 고향이라 일컫고 고향을 어머니의 품이라고 표현했던 우리의 가치관이 이를 증명한다.

산업사회의 다변화로 인해 삶의 터전 또한 자신의 일과 역할을 찾아 태어난 고향을 떠나 어디든 새로운 삶의 터전을 일구게 됐다.

이번 추석에도 변함없이 귀성과 귀경 전쟁이 벌어졌다. 왜 고생하며 그곳에 가는가. 거기에 고향과 그리움이 있기 때문이다. 고향과 그리움은 합리성과 효율성을 초월하는 개념이다. 첨단으로 치닫는 하이테크 시대에도 그리움은 작용한다.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서, 생계를 위해서 ,입신의 꿈을 안고 각양의 목표를 두고 떠나온 고향이지만 언젠가는 돌아갈 것이라는 마음을 안고 사는 곳이기도 하다.

고향을 떠나온 처음의 꿈과 희망의 바람과는 달리 현실의 모습은 가장 단편적인 부자와 가난한자의 모습으로 놓여있을지라도 고향을 찾아가서 어우러진 그곳에는 여전히 고향을 떠나던 그때의 그 마음으로 현실을 초월한 자리였다. 그 자리는 서로의 가슴 속에 묻어둔 그리움이 분출된 자리였다.

우리에게 끊임없이 힘을 주는 것이 무엇인가. 우리가 열심히 살도록 충동하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그리움이다. 헤르만 헤세는 ‘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는 책에서 그리움이야말로 낯선 곳을 방랑하는 자신을 살아 숨쉬도록 만드는 궁극의 실재라고 표현했다. 그의 말처럼 우리 모두는 그리움을 간직하고 산다.

기나긴 추석연휴를 마치고 모두가 현실로 돌아왔다. 당장 내일 아침이면 출근전쟁에 임해야하며 또 주어진 일터에서 생존하기 위해, 자신을 보전하기 위해 어떤 상대를 놓고 싸워야한다. 거기에는 더이상 고향의 넉넉함이나 포근함도 그리움도 없다. 다만 적자생존의 삭막함이 있을 뿐이다. 우리의 삶의 터전이 그리움에 가득 찰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서로를 그리워하고, 서로의 처지를 생각할 때마다 눈시울이 붉어질 수 있다면….

자본주의 현대사회가 회복해야 할 명제 가운데 하나가 그리움이다. 어느덧 우리들의 사회는 메말라 버렸다. 익명성은 현대 정보화 사회를 설명하는 단어가 돼버렸다.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감춰놓고 서로를 비방하고 자 잘못을 따지며 자기를 주장하고 때론 표독스런 표현으로 상대방의 가슴에 비수를 꽂아놓기를 서슴치 않는다. 고향을 찾아가 마음을 쉬며 나누던 그리움이나 포근함과는 전혀 거리가 먼 모습이다. 이제 우리의 삶의 터전에서 그리움이 넘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민과 정치 지도자와의 관계가 그리움의 관계이어야 한다. 국민들끼리 그리움으로 사무쳐야 한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 각자는 참으로 소중한 존재이다.

생각이 다르고 서로가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고 해서 옳고 그름의 이분법적인 사고로 반목과 질시해서는 안된다. 옳고 그름과 다르다는 의미를 우린 기억해야할 것이다. 그리고 다르다는 것은 각양의 생각에 따라 존재의 이유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인정해야한다. 중요한 것은 내 생각과 주장이 중요한 만큼 상대방의 주장에 대해서도 인정해주는 여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객관적인 틀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리움을 회복함으로 서로에 대한 존재의 가치를 인정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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