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노무현 대통령이 오늘 아침 일찍 서울을 출발한다.
이번 회담은 그동안 남한 사회에서 찬반 양론이 엇갈리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어서 많은 기대와 함께 우려 섞인 당부 또한 적지 않다. 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갖는 것이 과연 어떤 소용이 있을 것인가 하는 회의론에서부터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상회담이냐는 원론적인 물음에 이르기까지, 말도 많고 걱정스러운 시각도 많은 게 이번 정상회담이다.
요즘 남북 양측은 ‘통일’이라는 거대담론보다 ‘평화’와 ‘경제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북핵문제가 국제사회의 당면문제로 대두된 상황에서 ‘평화’라는 화두는 통일에 앞선 우선적인 전제이기 때문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남북 간의 평화선언, 평화지대 설정 등 평화 구호가 요란할 것이다.
노 대통령은 오늘 오전 9시쯤 군사분계선(MDL)을 걸어서 북한으로 넘어갈 예정이다. 군사분계선은 한반도가 아직도 전 세계에서 몇 남지 않은 냉전지대임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남한의 군(軍) 통수권자가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밟고 북으로 간다는 것은 한반도 분단의 상징성을 극대화하여 냉전을 녹이고 평화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내외에 공포하려는 기획된 이벤트인 것이다.
비무장지대는 지난 반세기 동안 인위적인 개발이 통제됨으로써 특이하게 형성된 세계적으로 귀중하고 희귀한 자연생태계 지역이다. 이곳은 유네스코의 접경생물권보전지역이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을 정도로 세계적 차원의 생물다양성보전지역이다.
생태계의 보고(寶庫)라고도 불리는 비무장지대는 현재 70여종의 멸종위기종을 포함해 2천716종의 야생 동식물이 서식하는, 경제적인 자원일 뿐 아니라 학술적인 가치가 풍부한 귀중한 자산이다. 혹자들은 이 지역에 남북이 어우러질 수 있는 평화도시를 만들자고 하는가 하면 또 개성공단 같은 남북경협 공업단지를 세워야 한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발상은 한마디로 무지의 소치에 다름 아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남북 두 정상이 현재 요새화돼가고 있는 비무장지대의 대치상황을 종식하고 이 지역을 평화지역 또는 평화공원으로 설정하는 문제만 합의할지라도 한반도의 평화가 보다 의미 있는 진전을 하는 큰 성과로 기록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