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에게 한글날은 그냥 평범한 하루가 흘러가듯 지나쳐 버리는 무의미한 날이 됐다.
시범 구역으로 지정돼 반 강제성으로 국경일에 태극기를 다는 집외에 자의적으로 태극기를 다는 집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가 된 지금, 어쩌면 이런 현상은 너무도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불과 몇 해 전만해도 대부분의 초등학교에서 한글날이 되면 학생들에게 한글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기 위한 행사가 열렸다. 이를 통해 한글날이 무엇을 기념하는 날인지 알게 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런 행사는 보기 드믄 일이 돼 버렸다.
게다가 요즘 젊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말투를 보면 알아들을 수 없는 외계어를 사용하는 통에 쉽게 어른과 아이가 대화하는 것이 어려워졌다는 걸 느끼게 된다.
같은 언어, 한 공간에 살면서도 서로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날이 가면 갈 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말의 우수성을 높이 평가해 그 소중함을 알고 되새겨 보자며 지정한 한글날이 요즘 사람들에겐 소용 없게 돼 버린 것 같다.
어쩌면 이러한 현상은 잘못된 언어를 쓰고 있는 사람들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사람들을 가르치고 본보기가 돼야 할 사람들의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최근 WIPO(세계 지적재산권 기구)가 국제 특허 관련 공용어로 한국어를 채택했다. 한류 열풍과 한국의 국가 위상 강화 등으로 한글이 이처럼 전세계적으로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국내에서 한글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무차별 파괴되고 있는게 현실이다.
세계에서도 높이 평가 받는 우리 한글을 한글날만이라도 우리의 아이들, 학생들에게 제대로 알려주며 한글이 오용되는 것을 점차 줄여 나가야 할 것이다.
더이상 그냥 지나쳐버리는 날이 아닌 단 하루만이라도 우리가 사용하는 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한글날이 날이 돼야 한다.
이번 한글날은 이렇게 우리 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뜻깊은 시간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