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가능인구(15~64세)축소 및 노동력의 고령화에 따라 중소기업은 더욱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숙련된 기술과 축척된 노하우를 갖고 있는 인력들의 수급이 중소기업 인력운영에 있어 큰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사회가 고령화 될수록 고령인력은 풍부해지지만 청년층 인재들의 공급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기업은 노동 인력의 공급부족으로 겪게 될 인력난에 대비하기 위해 재고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오랜 기간 현장에서 습득한 노하우를 다음 세대 근로자에게 전수토록 하고 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력 부족에 대처하기 위함이다. 중·장년층 고용인력의 활용은 고령화 사회에 따른 노령화 인력의 고용창출과 숙련된 기술과 노하우를 가진 고령인력의 활용이라는 양면적 효과가 있다.
인간의 평균수명도 길어짐에 따라 정년에 대한 개념도 바뀌어져야 한다. 우리나라의 수명이 1970년대에 남자 60세 여자 66세에서 점점 길어져 2007년에는 남자 78.5세 여자 81.5세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년에 대한 개념이 현실적으로 수정 불가피하다.
한국은 이미 2000년에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2%에 이르러 ‘고령화 사회(Aging Society)’에 들어섰으며, 2018년에는 이 비율이 14%를 넘어 ‘고령 사회(Aged Society)’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고령화 현상에 대해 지금까지 우리 기업은 조기퇴직 등의 단편적이고 수동적인 방법으로 일관해왔다. 그러나 고령인력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기업이 전략적으로 활용한다면 오히려 득이 될 수도 있다.
기업은 고령인력이 숙련된 기술과 축적된 노하우를 갖고 있어 기업 성과창출에 충분히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장기 근속직원이 조직 문화를 다잡고 새내기 사원들에게는 멘토 역할을 한다는 점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일본 도쿄 시내에 있는 주식회사 ‘마이스타-60’은 정년 후에도 일하고 싶어하는 노인들을 위한 회사다. 60세가 넘어야 입사 자격이 주어진다. ‘연령은 단지 등 번호, 인생에 정년은 없다’는게 이 회사의 슬로건이다. 이 회사는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약 20여년 전, 설립자 히라노 시게오(平野茂夫·64)는 ‘경로의 날’ 라디오 방송을 듣다 기분이 상했다. “샐러리맨은 회사를 그만두면 하찮은 사람이 된다”는 얘기였다. “정년을 맞이했다고 하찮은 사람으로 취급하다니, 말도 안 된다”는 게 그의 심정이었다. 그는 지바(千葉)현에서 태어나 고학으로 야간대학 전기학과를 졸업했고 31세 때 공장설비 관리회사를 차려 독립한 인물이었다.
1990년 히라노는 60세 이상 사원 20명을 모아 빌딩과 공장설비 관리를 전담하는 회사를 설립했다. 마이스타는 돈벌이가 아니라 고용 창출이 목적이다. 고령화 사회에서 일종의 ‘실험기업’인 셈이다.
20명으로 시작한 마이스타-60의 직원은 이제 600명이 됐다. 주로 수도권과 오사카(大阪) 일대 공장과 기업에 대해 설비설계 기술자문을 한다. 경영관리나 법무 업무 서비스도 제공한다. 전체 사원의 평균 연령은 64.5세다. 연령별 구성은 60~64세가 49%, 65세 이상이 34%, 60세 미만이 17%다.
이 회사의 도쿄지점장 오이가와 요지(及川洋二·65)는 “마이스타-60을 설립했을 때 주위에서 ‘노인들로 구성된 작은 회사가 그리 오래 가겠느냐’는 식의 냉소가 많았지만 그 후 17년 동안 예상을 뛰어넘는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공비결은 뭘까. 노소(老少)간의 적절한 조화가 핵심이다. 경험과 패기를 결합하는 것이다. 고령인력의 또 다른 장점은 20~30대 젊은 인력들에 비해 이직률이 낮다는 것이다. 직원 1인당 소요되는 채용 및 교육비용 등을 감안한다면, 이직이 잦은 직원보다 장기 근속하는 직원이 기업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잦은 결근과 만만치 않은 의료비 부담 때문에 고령인력을 회피하던 미국 기업들도 업무 수행 능력이 젊은 인력 못지않다는 점과 이직률이 낮다는 점 때문에 이들의 활용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 우리기업도 고령인력을 단순히 퇴출대상만으로 볼 것이 아니라 귀중한 자산으로 여기고 이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