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김을 맡다(죽다) ▲감투 끝까지 빠지다(여자의 미색에 홀딱 빠져 정신이 없다) ▲곁을 바르다(곁에서 비위를 맞추다).
20세기 초반에 나온 현진건의 소설에 보이는 표현들이다. 고작 100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도 지금은 좀처럼 접할 수 없는 말들이다. 더구나 이런 표현은 대부분 사전에도 올라 있지 않다.
이처럼 지난 1세기 남짓한 동안에 사라져버린 말은 비단 이뿐이 아니다. 계속해서 현진건 단편소설에 등장하는 이런 말들로는 ▲가리누기하다 ▲녹실리다 ▲진답다 ▲길어금 ▲변두머리 ▲고독살이 등등이 있다.
국어사전에는 올라 있으나 거의 고어가 돼버린 '현진건 어휘'로는 ▲가슴거리(가슴걸이) ▲개소리괴소리 ▲개자리 ▲굼튼튼하다 등 305개 항목이 나타났다.
국립국어연구원(원장 남기심)이 최근 발간한 '현진건의 20세기 전반기 단편소설 어휘 조사' 보고서에는 묵혀버리기 아까운 말들이 너무도 많다.
20세기 전반기 문학작품은 한국어의 보고(寶庫)로 알려져 있으나, 국어사적으로 볼 때 개화기에 비해 조명이 덜 된 실정이다. 아마도 20세기 전반기는 현대와 비교적 가까운 시점이라 해서 소홀히 다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현진건 작품에서 보듯이 20세기 전반기 문학작품에는 사라져가는 한국어뿐만 아니라 당시 문화상을 보여주는 어휘가 풍부하게 남아 있다.
일종의 '작가별 어휘사전'인 이런 자료집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기존 조사는 대체로 문학 텍스트의 이해라는 측면에서 뜻풀이에 주안점을 두곤 했다.
그러나 국어연구원이 추진하는 이번 작업 결과는 국어학자가 어휘론의 관점에서 당시 출간된 조선총독부의 「조선어사전」(1920)과 문세영의 「조선어사전」(1938)과의 비교를 통해 의미뿐만 아니라 형태변화, 의미변화, 어원까지 밝히고자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연구원은 말했다.
이번 현진건 작품 조사에서 독특한 점은 남한 국어사전에는 없으나 북한 국어사전에는 올라 있는 어휘가 상당수 발견된다는 사실이다. ▲넙주룩하다 ▲단쇠 ▲단행랑 ▲목고개 ▲보호병 ▲서발막대 등이 그것들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연구원은 첫째, 이들 어휘 대부분이 북한지역 방언이거나, 둘째, 남한 사전에 이들 어휘가 누락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