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임박하며 유권자 표심의 한 기류다.
BBK 검찰 발표 이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50%대의 독주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도 이같은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12일 인천시 남구 학익동 풍림아이원 재개발아파트 현장에서 경비일을 하는 민모(25)씨를 만났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지지하는 그는 “마치 노무현 정권이 경제를 망쳤다고 말하는데 사실 IMF 이후 경기가 하락세를 탔다”면서 “IMF를 초래한 것은 한나라당이므로 지금의 경제난에 일단의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이 자체 조사 결과 정동영 후보의 지지율을 지난 7일 현재 19.5%. 지난달 30일 조사한 15.3% 보다 악 4% 가량 오른 수치다.
정동영 후보의 지지율은 BBK 검찰 발표 이전인 이달 4일 17.4%, 7일 19.5%로 BBK 발표 이후에도 계속 상승세다.
대통합민주신당 한 관계자는 “BBK와 관계 없이 정동영 후보를 지지하는 추세는 대선 등록 이후 미미하지만 꾸준히 오르고 있는데 그 이유는 진보세력이 서서히 결집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대세론이 굳어지고 있지만 보수층이 아주 조금씩 떨어져 나가고 있다고 감을 잡고 있다.
지난 11일 밤 10시 수원에서 만난 김모(50)씨는 “검은 고양이던 흰 고양이던 그저 쥐만 잘 잡으면 되는거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후보 지지 이유에 대해 ‘경제’는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지난 8, 9일 이틀간 조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경기.인천지역 지지율이 45.7%에 달했다.
하지만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경기.인천 지역 지지율도 무려 18%를 차지해 보수층 표심이 갈라지는 양상을 보였다.
또 다른 택시기사 정모(43)씨는 “이번 대선에서 진짜 누구를 찍어야 할지 고민된다”고 털어놨다.
정씨는 지난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를 지지해 이회창 후보를 저버릴 수 었다고 말했다.
정씨는 자신과 같은 생각과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적잖은데 실제 투표에선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여하튼 이번 대선은 화두는 분명 ‘먹고 사는 것’인데 그 속에서도 정치성향에 따라 표가 이합집산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