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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숭례문 소실에 따른 국민의 상처

국보 1호인 숭례문이 화마에 불타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의 억장도 무너졌다. 숭례문은 역사의 현장이요, 고귀한 문화유산이요, 조상들의 얼이 담긴 건축물이다. 그 가치가 가장 컸기에 정부는 국보 1호로 정했을 것이다. 6백년의 역사를 간직한 이 문을 불길로 사라지게 한 후손들은 조상 볼 낯이 없고 문화민족이라고 자부할 자격을 상실했다.

이명박 당선인은 11일 화재 현장을 찾아 관계자들의 보고를 받고 “화재가 났으니 국민의 가슴이 아플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한 후 "전체적으로 사회가 혼란스러울 것이 걱정스럽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국민은 “가슴이 아플 것”이라는 정도가 아니라 가슴이 찢어지고 있다. 불이 난후 초기 진화과정에서 문화재청과 소방방재청이 현명하고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 점도 중대한 문제점으로 드러나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이것은 문화재 관리의 원시적 수준을 드러내는 참혹한 사건이다.

정치권의 이전투구 또한 심하다. 한나라당은 11일 "이번 사건은 노무현 정권이 안전업무에 허술하고 엉뚱한 데 신경을 쓴 결과"라고 맹비난하고 "이번 화재로 문화재 관리와 보호체계가 얼마나 엉터리인지 드러났다"고 노정권을 밀어붙였다. 그러나 대통합 민주신당 정청래 의원은 같은 날 이당선인이 서울시장 시절인 2005년 5월 관광명소 조성이라는 명분으로 숭례문 앞 광장을 개방한 데 이어 2006년 6월에는 숭례문의 중앙 통로인 홍예문까지 일반인에게 공개했다고 지적하고 "이명박 '밀어붙이기'가 숭례문 화재 근본원인"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의 주장은 모두 일리가 있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면 우리 사회가 문화재 관리에 대한 총체적 무능과 부실의 책임을 져야 한다. 국민과 역사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국보 1호를 불길에 소실하고도 여야당으로 갈려 남의 탓만 하고 있는 꼴은 국민을 역겹게 한다. 이명박 당선인이건, 새 정부에서 요직을 맡을 사람이건, 야당 지도자들이건 폐허가 된 숭례문 앞에 엎드려 역사의 죄인임을 사죄한 후 이런 사건이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수립할 것을 하늘을 향해 맹세하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그래야만 국민의 깊은 상처는 치유될 것이다.

또한 문화재청은 툭하면 ‘복원, 복원’ 하며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사라진 역사 그 자체인 숭례문을 어떻게 복원한단 말인가?그것은 ‘복원’이 아니라 ‘모조’다. 모조품을 만들어 계속 ‘국보 1호’라고 우길 수도 없다.

사리가 이러하거늘 그들은 ‘복원’ 타령을 하며 국민의 혈세 2백억 원을 쏟아 부으려 한다. 문화재청은 ‘복원’하면 된다는 사고방식으로 본질을 호도하는 경박한 풍조를 뿌리 뽑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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