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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현칼럼] 한나라 공천의 노림수

김문수 사단 대거탈락 심사기준 에매모호
친李·친朴 파벌 형성 경기 세력판도 대변화

 

김문수 사단의 대거탈락과 남경필 측근들의 낙마는 4.9총선 한나라당 공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통합민주당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의 개혁공천이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드여지는 것과는 달리 한나라당 공천은 친이, 친박 분류의 공방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애매모호한 공천심사 기준으로 국민적 흥행에 실패한 한나라당 공천에서 한가닥의 줄기는 엿 보인다. 친이, 친박으로 큰 파벌이 형성되어 있는 한나라당은 친박계의 공천탈락이 눈에 띈다. 친이 주도세력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공천심사 과정에서 새로운 파벌의 기미가 보이면 그 싹부터 자르겠다는 의지가 경기지역 한나라당 정치권의 새판짜기로 이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해 한나라당 경기도당 위원장 경선에서 남경필 의원(수원 팔달)과 맞붙었다가 실패한 4선인 이규택 의원(여주 이천)이 공천탈락이라는 비운을 맛 보아야 했다. 이 의원은 경기지역에서 대표적인 친박계 의원으로 분류되던 터이다. 지난해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 경기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전용원 전의원(구리)의 공천 탈락도 친박계 의원들이 짊어져야 할 패배자의 말로라고 그들은 보고 있다. 친이계로 분류되는 이재창 의원(파주)과 고희선 의원(화성 을)의 탈락도 눈에 띈다. 친이, 친박 분류작업이 공천결과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차기 대권주자로 대권고지를 향해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김문수 지사 측근 10여명이 이번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에 공천을 신청, 대부분이 2∼4배수 안에 포함돼 시작은 순조로운듯 보였다. 그러나 결과는 김문수 사단이라 불리는 이들 측근들이 공천심사에서 대거 탈락했다. ‘김 지사의 특명을 받고 왔다’며 남양주 을에 공천을 신청했던 최우영 전 도 대변인과 최측근으로 시흥갑에 신청했던 노용수 전 경기지사 비서실장의 탈각은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4년전 17대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아 당안밖의 반대를 무릅쓰고 개혁공천을 주도해 한나라당을 위기에서 구하는데 큰 공을 세운 김 지사 이지만 역시 당 주도세력의 교체를 실감해야 했다. 측근들의 이번 공천탈락은 김 지사의 화려한 경력과 당내 입지를 감안하더라도 예사로운 일이 아니라고 받아 들이고 있다. 측근들을 중심으로 조직을 추스르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지사 사단이라 불리는 인사들중에는 허숭 ㈜메디코 이사(안산 단원갑)와 최순식 전 도 행정2부지사(오산)가 공천관문을 통과했다.

수원에서 내리 3선을 기록하고 있는 한나라당 경기도당위원장인 남경필 의원의 4선 도전은 지금으로서는 별 무리가 따르지 않는다. 부친인 고 남평우 의원의 선거구를 물려 받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남 의원은 중앙무대에서 한순간에 큰 정치인으로 성장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그러나 그의 측근들의 총선 후보 낙마는 승승장구 해 왔던 남 의원의 정치인생에 최대 고비를 안겨주고 있다.

부친시절부터 수행비서를 해오며 남 의원과는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는 최규진 전 도의원의 권선구 총선 출정식에 참석해 ‘영원한 동지’ 임을 강조, 눈물까지 훔치는 인간미를 보이며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지만 공천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남 의원의 사랑방 격인 수원 권선 선거구는 정미경 변호사에게 내줘야 했다.

경기도 정치권을 이끌고 있는 남 의원은 수원 팔달선거구에서 단수후보로 추천되었지만 한나라당 1차 공천자 명단에서 누락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공천심사위원회에서 경기도 공천의 기준을 제시해 심사위원들로부터 ‘괴씸죄’에 걸렸다는 후문이다. 선거구가 분리된 화성을 선거구에서는 남 의원이 밀고 있는 고희선 의원이 고배를 마시고 박보환 당 재정경제 수석전문위원에게 공천이 돌아간 것은 남의원에게는 치명타다.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당에서 밀던 박보환 후보를 물리치고 남 의원이 밀던 고희선 당시 후보가 공천을 받으면서 당 사무처에 적을 만든 결과라고 보는 이도 있다. 당 사무처는 지난해 박보환 전 경기도당 사무처장의 공천 탈락에 반발, 파업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남 의원 주변을 떠도는 오는 7월 당대표 출마설도 남 의원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 온 것이 아니냐는 후문이다.

정치지망생들의 돌파구였던 수원권선 선거구 분리 무산은 결국 남경필 도당위원장의 정치력이 당내에서 한계에 부닥친 것이 아니냐는 입방아다. 야당시절 10년동안 너무 곱게 너무 럭셔리한 중앙 정치인으로 기억된다는 지역 정객들의 말을 곱씹을 때다. 경기정치권 세력판도가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