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이 지난 10일 은둔생활을 해오던 지리산을 내려오면서 “산은 내게 흔들리지 말라고 했다”며 귀경했다.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 지지모임인 ‘JOY’에 보내는 편지를 통해 “허허 웃고, 툭툭 털고, 일어 나라고 산은 이렇게 말했다”면서 “산은 내게 흔들리지 말고 이재오로 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 의원의 글은 정치적 복귀가 아니냐는 조심스런 관측을 낳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이어 “패장은 군말을 하지 않듯이 장수는 전장을 떠나지 않는다”면서 “우리의 꿈은 오직 하나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고 실세로 살아오던 그는 이번 총선에서 패한 것을 두고 “큰 비가오고, 눈바람이 몰아치고, 구름이 산을 덮어도 지리산이 흔들리는 것을 본적이 있느냐”면서 지금 자신이 처한 현실을 날씨에 비유하며 지리산처럼 흔들리지 않고 언제나 정치계에 있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한 그는 총선의 패배를 지리산에 빗대어 “20일 전 지리산의 신록은 서러움 그 자체였다”면서 “오늘 지리산의 신록은 기쁨을 넘어 환희의 결정”이었다고 말해 자신이 갈 정치적 결단을 한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와 함께 지리산에서 만난 한 인사와의 대화를 통해 “100만원에 걸려있는 비정규직이 널려있다. 시골공단에 사장들이 200만원 갖고 가기가 어렵다”는 말을 듣고 난 뒤 “내 생각에만 골몰했던 가슴이 찡했다”며 자신의 앞으로 행보가 보다 민생 중심이 될 것이란 점을 시사했다. 이어 그는 “정상은 언제나 오래 머물 수 없는 것”이라며 “남을 욕하지도 말고, 남을 폄하하지도 말고, 남의 욕설에 속상해하지도 말고, 비겁하지도 말고, 오만하지도 말고, 좋은 세상을 만들 때까지 산처럼 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