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재보궐 선거에서 민의의 향배가 사실상 ‘쇠고기 파동’의 주역인 한나라당의 패배로 이어지면서 향후 정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각종 보궐선거에서 승리를 거머쥔 한나라당으로선 사실상 패배나 다름 없어 당 안팎에서 강력히 요구되는 ‘국정 쇄신’안이 보다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이같은 패배는 ‘책임정치’ 실현을 위해 준비하던 가신그룹의 움직임과도 무관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 대통령의 실세이자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의 대표격인 정두원 의원이 당 최고위원 자리를 저울질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정두언 의원이 이번 보궐에서 승리한다면 최고위원에 도전할 것으로 안다”면서 “하지만 선거 상황이 여의치 않아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정두언 의원측도 “최고위원직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당 내부적으로도 적지않은 반대 의견도 있어 심사숙고 하고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의 최고위원직 카드는 당 전체를 조율하는 홍준표 원내대표와 정책을 담당한 임태희 정책위의장 및 ‘알리기’ 대표 정병국 미디어특위위원장 등이 정치 전면에 나서는 것으로 ‘책임정치 실현’이란 측면에서 긍적적인 반응이 적지 않았다.
반면 민주당은 ‘쇠고기’로 쥐게된 정국의 키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지난 1999년 보궐선거 이후 끊임없는 보궐 패배를 이어온 민주당은 10여년 만의 패배를 모면함으로써 새로운 출발의 정치적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한나라당의 ‘보궐 불패론’을 종식시킨 민주당은 2년 후의 지방선거에도 적지않은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특히 장외투쟁에서 ‘민의’의 대변자임을 자처하는 민주당으로서는 당장 18대 국회 원구성 협상에서도 ‘법사위원회 위원장’ 등에서 다소 유리한 입장을 가질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으로서는 81석의 적은 의석수를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모든 법률을 심사할 수 있는 법사위원장 자리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쉽지 않아 보인다. 한나라당은 17대에서 차지했던 121석을 근거로 18대 민주당 81석과는 엄연히 다르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위원장 자리를 놓치더라도 적어도 법사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는 의석을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