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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도박중독자에 대한 대책마련 절실

 

대박을 쫓다 쪽박을 차고 카지노를 전전하는 카지노 노숙자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초점 잃은 눈동자로 단 한번 배팅은 곧 대박이라는 꿈을 꾸고 있다. 한국 사회는 도박공화국이라고 말할 만큼 도박이 아주 심각하다. 그 이유는 도박 중독자 수가 성인 인구의 9.3%에 해당하는 320여 만명이며, 국내 전체 레저시장에서 사행성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1.3%나 된다.

 

특히 경마, 경륜, 경정, 강원랜드 카지노에 참여한 연간 이용객수는 3천735만명으로 전체인구의 절반이 넘는다. 정선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000년 10월 강원랜드 카지노가 문을 연 이후 2007년까지 7년간 이 지역에서 발생한 변사사건을 분석한 결과 카지노 도박과 관련 현재까지 모두 25명이 자살한 것으로 밝혀져 개장한 이래 매년 3.6명이 목숨을 끊은 셈이다.

대부분 문제도박 가정에서는 중독결과들을 비관한 나머지 중독도박자 10명 중 2명 정도가 자살을 시도 하고, 중독도박자의 배우자 또한 10명 중 1명 정도가 자살을 시도한다. 하지만 요즘에는 얼마나 도박 충동심과 강박관념이 극심한지 도박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 살인까지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최근 뉴저지에서 한인 3명을 살해한 30대 최씨가 LA 인근 카지노에서 체포되었으며 살해 동기는 금전 때문이었으나 도박, 돈, 중독 등이 한꺼번에 연루된 사건이다.

정부에서는 세수증대를 이유로 도박시설을 자꾸만 허가하지만 도박으로 야기된 직업상실, 가정폭력, 인명피해, 경찰력 등에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은 도박 세수에 비해 훨씬 많이 지불되고 있다. 네바다 주 상습도박 치유위원회에 의하면 새로운 도박장 허가 구실로 지역 고용창출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카지노 직업창출 하나가 도박장 35마일 반경 내에 2.75개의 직업을 잃게 만들뿐 아니라 문제 도박자들을 3배나 증가시켜서 아동학대는 42%, 가정폭력은 80%가 늘어났다는 연구조사가 있다.

우리도 도박시설 증가로 도박문제는 날로 커져가고 있는 데도 그 대처방법은 항상 제자리걸음이라 안타깝다. 네바다 주 상습도박 치유위원회의 홍보 팸플릿에 도박은 오락이 아니며 알코올 중독처럼 상습 도박은 정신병에 걸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치유위원회가 이 팸플릿을 나눠 주며 홍보하는 장소는 라스베이거스 매캐런 국제공항의 대합실로 매일 24시간 통행인이 많은 길목에 상주하며 활동을 펼친다. 치유위원회의 홍보 부스는 도박장 안에 있으며 네바다 주의 상습 도박 방지 및 치유 활동은 적극적이고 공개적이다.

우리는 어떨까. 정부가 할 일을 카지노가 떠맡았다. 한국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 두 곳 모두 강원랜드가 운영한다. 그 위치를 보면 적극적인 의지를 읽기도 어렵다. 사람들은 라스베이거스를 흥청망청하는 도박 도시로만 본다. 그러나 실제 라스베이거스는 도박의 순기능과 세금 조달을 확대하기 위해 정교하게 도박을 통제하고 규제하는 도시다. 그런 라스베이거스에서 우리가 배울 것은 도박 산업의 화려한 외면이 아니다. 도박을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승화시킨 통제와 규제의 첨단 노하우다.

지난해 출범한 국무총리 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운영하는 중독예방치유센터가 사행산업체 및 민간 전문기관과의 협력으로 상담이나 각종 도박치유 프로그램의 개발과 활용으로 그 효과적인 장치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사행산업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중독자의 예방 및 치유 활성화 뿐만 아니라 건전한 여가와 레저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조성의 신뢰가 바탕이 되는 기구가 되어야 할 것이다.

도박중독의 폐해는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도박중독자에 대한 상담 및 지원대책은 너무 미비한 실정이다. 따라서 지역마다 도박중독상담 및 치료센터 설치로 도박중독자 재활지원활동, 단도박 친목모임 운영 지원, 도박중독자 자녀상담 및 치료가 지원되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의 도박중독 실태조사, 청소년 도박중독에 대한 예방교육, 사행산업종사자 교육 및 홍보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무엇보다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동반하여야 한다. 도박 중독자는 자신의 가족들이 치료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또한 변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도박중독 예방 및 치료활동을 위해 이제 주무부서와 사행산업체 그리고 민간단체가 함께 협력하여야 한다. 도박중독의 문제는 이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와 국가가 나서야 할 당면과제이다.

김경우<을지대학교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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