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0 (일)

  • 흐림동두천 23.0℃
  • 흐림강릉 20.8℃
  • 서울 27.9℃
  • 구름많음대전 28.0℃
  • 흐림대구 27.6℃
  • 구름많음울산 25.5℃
  • 구름조금광주 28.6℃
  • 구름조금부산 28.2℃
  • 구름조금고창 28.4℃
  • 구름많음제주 29.8℃
  • 흐림강화 26.6℃
  • 구름많음보은 23.2℃
  • 구름많음금산 27.2℃
  • 구름많음강진군 29.6℃
  • 구름많음경주시 26.8℃
  • 맑음거제 28.6℃
기상청 제공

[기고] 산업유산으로 지역을 되살린다

지역활성화 구심점 만들어야, 지역특색 문화가 곧 경쟁력

 

올 초 새정부 국정과제중에 ‘산업유산재창조로 예술창작벨트조성’이라는 것이 포함돼 있었다. 문화재가 아닌 산업유산이라니. 그것을 본 분들은 대개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지난달 4일에는 모 지자체에서 주최한 ‘산업유산과 지역재생 국제심포지엄’이 개최됐다.

미국, 영국, 일본(가나다순)에서 방문한 발표자들은 산업유산의 보전과 활용을 통한 지역활성화 사례와 산업유산과 같은 유휴공간·유휴시설에 지역의 문화와 예술을 활용한 문화적 사업(cultural business)을 유치해 지역발전을 도모한 사례, 그러한 재생 프로젝트를 추진할 경우 지역 환경 복원 등의 디자인적인 조치 방안 등을 발표했다.

본격적으로 이러한 주제를 가지고 개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할 수 있는데, 아직은 경제개발이 우선시되어 많은 청중들이 참석하지 못했다.

심포지엄 개최 전에는 외국인 발표자들이 주최측인 해당 지자체의 제련소를 방문해 창의적 공간으로의 조성이 가능한지를 가늠하기 위한 체험 기회가 있었다. 대체로 제련소라는 공간을 창의적 공간으로 바꾼다는 것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보였지만, 아직 인식이 낮은 상태에서의 무리한 추진은 오히려 많은 어려움에 부딪힐 거라는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요새는 제법 알려진 일본의 나오시마 아트 프로젝트에 이어, 이누지마의 제련소 아트 프로젝트가 그 1기 사업을 마치고 일반인에게 개방돼 운영되고 있다. 두 개 모두 섬에서 진행된 아트 프로젝트로서 ‘섬’ 자체가 단순한 일반적인 관광요소로 알려지는 것 보다 차별성을 가지고 홍보가 된다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의 따산쯔, 영국 게이츠헤드시, 일본 요코하마시의 사례는 요사이 가장 많이 다루어져서 어찌 보면 새로울 것이 없다. 다양한 사례도 좋지만 하나의 사례를 깊숙이 다루는 것이 오히려 새로움을 더할 것이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국정과제인 지역의 근대산업유산의 보전 및 활용에 의한 지역문화거점 조성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어떠한 지역의 근대산업유산이 적어도 우리 자신을 비롯, 외국에 내어 보여도 손색이 없는 사례가 될 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우리 스스로도 좋은 사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역의 재생은 지역이 중심이 돼 추진하며, 지역이 가지고 있는 자산을 찾아내고, 엮어내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스스로 지역이 살아 나아갈 수 있는 지역활성화의 구심점을 만드는 것이다. 폐채석장, 폐터널, 간이역, 소금창고, 방앗간, 양조장 등 지역에 존재하고 있는 산업유산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이러한 산업유산을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모두 철거하거나 훼손하거나 방치할 것이 아니라, 지역의 긍정적인 공간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 주민에게 다시 친근한 공간으로 조성해, 다시 예전처럼 지역주민들이 서로 소식을 주고받으며 소박한 풍경을 자아내는 공간이 돼야 한다.

그것은 도시민들이, 도시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이 체험할 수 없고 누릴 수 없는 것이어서, 지역을 찾는 매력요인이 된다. 이러한 매력요인은 대규모 관광개발이나 일시적 위락시설 유치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오래도록 지속가능한 요인이 되며, 지역의 자산 가치를 높여주는 데에 기여한다. 이 것이 ‘장소성(場所性 Genius Loci)’이다.

자연과 역사, 인간의 생활활동이 시간과 함께 어우러져 그 장소에서만이 형성되는 분위기이고 느낌이고 문화이다. 지역 주민이 찾지 않는 공간은 방문객에게도 두 번 다시 방문하고픈 생각을 갖지 않게 한다. 일본의 산촌인 가네야마에 가면 그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자리가 표시돼 있다.

어찌 보면 별것 아닌 마을 풍경이건만, 그 마을을 이곳저곳 돌아다녀보면 왜 그곳이 가장 아름다운 풍경인지 알 수 있다. 인구 약 7천5백명에 불과한 이 마을이 왜 국가를 비롯 여러 공공기관에서 주는 상을 13번이나 받았을까. 호텔은 물론 변변한 여관조차 없던 마을에 왜 고작 5층짜리 세모꼴 모양의 호텔을 지었을까. 생각해일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