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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홍콩에서 배운 기초질서

박은진 경장(인천남부경찰서 경무계)

얼마 전 지인을 방문하기 위해 홍콩에 다녀온 적이 있다. 방문목적도 있었지만 관광도 배제할 수 없는지라 홍콩시내를 둘러보던 중 홍콩의 상징인 2층 버스를 타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 뒤로 나도 서있었다.

잠시 후 버스가 위쪽에서 유턴을 하더니 사람들이 늘어선 줄 앞 정류장 팻말 쪽에 서야할 버스가 바로 내 앞에 서는 것이었다. 당시 줄도 굉장히 길고 날씨도 무더웠던지라 기다림과 더위에 지쳐있던 찰라에 바로 내 앞에 선 버스를 보고 나는 미소를 지으며 차에 올라서려는 순간 약속이나 한 듯이 맨 앞에 서있던 사람들이 위로 올라오더니 차례 차례 버스에 타기 시작했다. 그 누구하나 밀치거나 먼저 타려는 사람 없이 순서대로 사람들을 태우고 버스가 출발했다. 순간 나의 어리석은 행동과 아무 의식 없이 버스를 타려했던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었다.

홍콩은 항상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과 시민들로 북적거리고 좁은 땅에 늘어선 높은 건물들과 좁은 골목길을 누비는 자동차와 택시들 때문에 아주 복잡하고 무질서하다고 느꼈지만 이 일을 겪고 나니 그간 보아온 무질서한 도시가 아니라 질서가 아주 잘 지켜지고 의식수준이 높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우리 경찰에서는 올해를 법질서 확립 원년의 해로 선포하고 기초·교통질서 위반 등 생활주변 무질서 추방과 공권력 침해에 엄정 대응해 법질서 확립을 통한 일류도시 도약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

특히 인천은 2009 인천세계 도시 엑스포 및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성공적 개최 등과 관련해 세계적 수준의 시민 질서의식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법질서 확립이라는 말은 얼핏 들으면 어려운 말 같고 실천하기 힘들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위와 같은 예처럼 줄서기, 휴지 안버리기, 무단횡단 안하기 등 아주 쉽고 간단하다. 홍콩에서 제 아무리 좋은 관광을 했더라도 버스 탈 때 서로 먼저 타려고 아우성이었다면 여행의 여유는 온데간데없고 씁씁한 추억만 남았을 것이다.

흔히 홍콩의 야경을 백만불짜리 야경이라고 하는데 그날 내가 느낀 것은 백만불짜리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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