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보호되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에 처해 있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많다.
특히 우리나라 산업의 뿌리라 할 수 있는 농업인들에 대한 건강 지킴은 체계적이고 능동적으로 앞서 나가기보다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적극적인 노력이 결여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농업인을 근로자 혹은 노동자라 여기지 않고 자영업으로 분류하여 일하는 사람들의 간강을 주관하는 노동부에서도 농업인에 대한 직업성 건강영향 평가에 대한 내용은 거의 없다.
‘농작업 현장는 안전하다’라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농업인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산재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관절염, 디스크 등의 근골격계 질환은 반복적인 관절의 사용과 장시간의 무리한 작업자세 유지가 원인이 돼 생기는 직업성질환이다.
농작업은 작업의 특성에 따라 쪼그린 자세, 엉거주춤한 자세가 많으며 장시간 반복 작업으로 인해 요통과 같은 근골격계 질환을 발생시킬 위험 요소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힘든 작업들은 선진농업기술이 보급되면서 영농의 과학화·기계화로 많이 줄어 들고 있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기계화가 어려운 작업에서의 인력 농작업 수행과 농촌인구의 감소, 노동인력의 노령화 등은 농촌여성의 근골격계 질환 발생률을 여전히 많은 상태로 유지하고 있다.
농업인의 농작업 관련 재해 현황은 타 산업이나 다른 나라에 비해 심각하며 앞으로 농업인구의 고령화 등 여건 변화와 맞물려 더 심화될 것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더구나 기존 산업재해 관리체계에서는 고용된 농업 근로자만을 산업안전관리 대상이기 때문에 농업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자영 농업인은 안전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4년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농업분야 산업재해는 전체 산업 평균의 1.4배에 이르고, 농업재해는 이보다 높은 전체산업의 2.6배에 달한다. 또한 근골격계 질환율은 비농업인의 2.4배에 달하는 62%에 이르며 경기도 안전모델 시범마을은 이보다 높은 79%에 달한다.
이와 같은 농작업 재해의 원인은 비닐하우스의 고온다습한 환경, 축사의 밀폐환경, 진동, 소음, 불안정한 작업자세 등의 환경적인 요인과 농기계, 농약 등 취급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사전 및 사후관리 미흡, 농작업안전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과 농업인 자신의 안전의식 부족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
이에 농림어업인의 삶의 질 향상특별법에 의거,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는 다양한 사업이 추진된다.
그중의 하나로 작목 및 마을별 특성에 따른 농작업 및 건강상의 문제점 진단을 바탕으로 개선활동을 실행하고 농업인의 농작업 재해를 예방해 안전성을 향상시켜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마을단위 농작업 안전관리의 모델을 정립하기 위한 농작업 안전모델 시범 마을과 작목별 맞춤형 보조도구 보급을 위한 농작업 편이장비 지원 및 위해요인 절감 시범사업(22개소 10억7000만원 지원) 시범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농업인의 건강 수준, 농작업 환경의 유해요인, 농작업 재해 등에 대한 실태 파악과 함께 농작업에 대한 문제점 진단을 기초로 마을과 작목의 특성에 맞는 농작업 환경 개선으로 안전관리 방안을 도출해 실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농작업 안전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과 농업인의 의식을 높이고 농작업 안전 관리 실천 능력을 기르기 위한 다양한 교육과 워크숍, 전시회 등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농업인의 농작업 안전 의식 향상을 위한 농작업 안전 실천반 과정을 개설, 교육을 실시한 결과 농작업 안전의식이 59% 향상되었으며, 농업인의 불편한 반복적인 작업자세로 인한 근골계 예방·치료를 위한 건강체조를 2종 보급해 19개소에서 5688명에게 교육을 실시했다. 교육 시작 전과 교육 후 건강 향상도를 측정해 체조에 의한 건강증진 효과를 확인토록 하고 있다.
농작업 환경개선을 위한 보조도구를 700농가에 시범적으로 보급해 수확용운반차는 에너지소비량 25% 감소했고, 1회 운반량이 5배 정도 증가했으며 농산물 선별작업대 사용시 작업량이 1.5배 증가하였다.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는 이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한양대학교 이수진 교수를 단장으로 산업 및 예방의학, 인체공학, 농기구 보조구 관련 업체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사업자문단을 구성, 마을현장 컨설팅을 통한 사업 방향을 설정하고 개선기술 및 프로그램 개발 등을 지원하고 있다.
농작업 안전 향상과 재해 예방 관리를 위한 첫 디딤돌이 되는 이 사업을 통해 농업인의 안전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나아가 농작업 재해 예방의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