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날 사람들이 교육문제에 대해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아마도 교육이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이 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창 수능준비를 하는 학생들에게 왜 공부를 하느냐고 묻거나 또 학부모들에게 왜 자녀교육에 그토록 열성이냐고 물으면 그 대답은 궁극에 가서는 백발백중 먹고사는 문제로 귀결되고 만다.
그런데 이 먹고 사는 문제에는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게 마련이고 또 늘 자기중심적으로 교육 문제를 생각하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치열한 경쟁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이런 연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정부가 발표하는 교육정책마다 시끄럽기 짝이 없다.
최근 국제중 설립 문제를 놓고 찬반양론이 분분한데, 이 논쟁도 그 이면에는 국제중에 진학하면 교육경쟁에서 보다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지 않는가? 서울 시내 학부모 10명 중 6명이 국제중 설립을 반대한다고 보도되고 있지만 이 통계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만약 반대하는 학부모 6명이 자기 자녀가 국제중에 입학할 수 있다면 아마도 상황은 분명히 달라질 것이다. 어쨌거나 우리나라 공교육의 핵심에는 교육경쟁에서 남을 이기는 것이 결국 삶의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라는 희한한 신화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원래 교육이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는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인간 변화를 위해서 교육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 이 세상에서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교육이 필요하다. 이 둘을 종합하면, 교육의 본질은 ‘어떠한 사람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의 문제와 밀접하게 관련을 맺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이 물음에 전제되어 있는 사실 하나는 사람마다 추구하는 인간상이 다르고 삶의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교육은 철저히 개별적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동일한 삶의 방식과 동일한 인간상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모두가 하나같이 동일한 목적을 앞에 두고 치열하게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도 마찬가지이다.
최근에 정부가 학교 다양화 정책 일환으로 마이스터고를 선정했고 또 자사고 설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학교의 형태만 다를 뿐이지 정작 이 학교를 선택하는 교육수요자들의 바람이나 학교가 지향하는 목표는 아마도 여타 기존의 학교와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
모두들 같은 목적을 향해 나아가기 때문에 당연히 교육이 획일화되고, 학교도 획일화되고, 교육수요자들의 의식도 획일화되고 마는 것이 아닌가?
교육은 다양해야 한다. 자기에게 필요한 교육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학교도 다양해야 하고 사회도 다양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는 자신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교가 있어야 하고 또 사회는 다양한 학교에서 다양한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하여 자기가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하면서 만족할 수 있을 정도로 다가치사회가 되어야 한다.
교육이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런데 지금 교육 현장에서는 사교육으로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고 또 교육 경쟁으로부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은 먹고 살기 위해서 경쟁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사회, 경쟁을 위해서 사교육이 필요한 사회 속에서 성공 신화를 꿈꾸며 공부하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와 같은 교육 고통의 문제를 속 시원하게 해결할 수 있는 교육정책이 나올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그 이유는 교육 수요자들이 교육 고통의 문제를 호소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자기 자신은 남보다 더 많이 공부해서 더 좋은 직장을 얻고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기 위하여 스스로 교육 경쟁의 굴레를 만들어 놓고 그 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지금의 교육은 철저히 성공 신화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교육을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오직 한 가지 목표를 이루는 도구로 생각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교육적 실험들을 하는 대안학교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고 동시에 이런 학교를 찾는 사람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어서 많은 위로가 된다.
교육은 수단적 가치를 지니고 있기도 하지만 교육은 목적 그 자체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교육은 삶의 수단이기도 하지만 삶 그 자체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