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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쌀

이창식 주필

장관급 감사위원 6명을 포함한 1급 이상 고위공직자 12명이 ‘쌀 소득 보전 직불금’ 감사 의혹에 책임을 지고 일괄 사표를 냈다.

15년 만에 처음이다. 감사원이 최고 사정기관이라는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데 감사원의 핵심들이 무더기로 사의를 표명한 것을 보면 직불금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만하다. 뿐만 아니다. 국회가 직불금 국정조사를 하기로 결정하자 직불금을 수령한 17만여 명(공무원 4만여 명 포함)가운데 뒤가 구린 상당수는 벌벌 떨고 있다. 특히 공직자들은 좌불안석이다.

 

쌀을 귀한 양식으로 생각하지 않고 단순한 돈 벌이 수단으로 여긴 방자함에 대한 업보다. 쌀을 신이 내린 선물이라는데 꼬투리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때문에 쌀을 짓는 것도 쌀로 밥을 지어 먹는 것도 겸손과 감사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요즘 우리의 쌀 인식은 형편 없어 보이다.

 

쌀은 오곡의 첫머리로 꼽힌다. 쌀은 벼에서 나온 쌀이라는 뜻에서 볍쌀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왕겨만 벗기고 속겨를 그대로 둔 쌀을 매조미쌀, 즉 현미다. 속겨까지 벗겨 곱게 된 쌀을 쓿은쌀 또는 아주먹이라고 하는데 흔히 쓰는 말로 정백미다.

겨가 많이 섞인 쌀을 궂은쌀, 찹쌀에 섞인 맵쌀 비슷한 나쁜 쌀알을 심쌀이라하고, 잡곡으로 밥을 지을 때 그 위에 조금 얹어 안치는 쌀을 웁쌀이라고 한다.

쌀로 지은 밥도 가지가지다. 임금이 먹는 밥은 수라, 양반이나 윗사람이 먹는 밥은 진지, 하인이나 종이 먹는 밥은 입시, 귀신이 먹는 밥은 메라고 부른다. 국이나 물없이 먹는 밥은 강다짐, 변변한 반찬없이 먹는 밥은 매마니, 꽁보리밥은 두 번 삶는다고 해서 곱삶이라고 한다.

 

남이 먹다 남긴 밥을 대궁밥, 눈치보며 먹는 밥을 눈치밥, 드난살이 하면서 얻어 먹는 밥을 드난밥, 김을 맬 때 집에서 가져다 먹는 밥을 기승밥, 사이밥은 새참, 밤늦게 먹는 야참을 밤밥, 옥중의 죄수가 먹는 밥을 귀메밥이라고 한다.  게 눈 감추듯이 빨리 먹는 밥을 소나기밥이라고 하는데 거식증 환자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릇 위까지 수북이 담은 밥은 감투밥, 밑에 다른 밥을 담고 위에 쌀밥을 담은 밥은 고깔밥 또는 뚜껑밥이라고 했다. 아무튼 쌀 가지고 농간 쳤다면 이는 하느님 보기 부끄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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