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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포럼] 가장 불행한 마지막 선물

 

아직도 잊히지 않는 2005년 영화배우 이은주의 자살에 이어, 2007년 1월 가수 유니와 2월 탤런트 정다빈의 연이은 자살, 사업실패로 인한 안재환 자살 그리고 5년 전 이혼 후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려 온 최진실은 우리 곁을 떠났지만, 많은 이들은 그를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연예인 자살은 잊을 만하면 터져나와 팬들을 공황에 빠뜨리고 있다. 자살은 숫자상으로도 이미 우리 사회에서 작지 않은 문제가 되고 있지만, 특히 연예인 자살은 사회적 파장을 크게 일으키곤 한다는 점에서 더 심각한 문제다.

사회 유명인사나 유명 연예인이라고 해서 인생에서 마주치는 고통과 좌절이 피해가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이들의 자살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살의 치명적 결과에 대해 둔감하게 만들고, 심지어 비슷한 고통을 겪는 사람들에게 모방 자살의 유혹까지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하다.

한국은 이미 2005년부터 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자살률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가히 ‘자살 선진국’이라 할 만하다. 게다가 우리 사회의 자살은 초등학생부터 8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나이와 계층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일어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법무부가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자살하는 사람이 지난 2003년 한 해 만 8백여 명에서 작년 만 3천여명으로 늘어났으며 이 가운데 목을 맨 경우가 5천 9백여 명으로 전체의 46%에 이르렀다. 최근 1년 간 자살을 시도한 사람을 치료하기 위해 들어간 건강보험 급여 비용이 4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가 무엇일까? 사회적으로는 높은 실업률, 빈곤층 증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사회 경쟁, 경쟁적 교육체제 등에 원인이 있을 것이고, 개인 차원에서는 우울증, 사회부적응, 잘못된 인생관, 생명경시 풍조 등이 원인일 것이다. 오진탁교수는 자살 문제는 웰-다잉(Well-dying) 교육만이 해결책이라고 본다. 자살은 그 형태가 어떠하건, 동기가 어디에 있건, 결국은 개인의 선택에 따른 행위이다. 이런 점에서 개인들의 인식 전환만 이루어져도 자살 예방은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연예인의 자살은 대부분 우울증이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인기 급변에 따른 좌절감, 대중 속의 고독감, 안티팬들로 인한 상처 등이 남다른 우울증을 만들고 있는데, 일반인도 겪곤 하는 작은 실패와 좌절감조차 직업 특성상 대중 앞에 서야 하는 연예인의 처지에서는 더 증폭될 수밖에 없다는 데 이해가 간다.

그러나 이들의 자살은 “베르테르 효과”로 불리는 자살 도미노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당대 젊은이들의 숱한 모방 자살을 낳았던 데서 유래하는데, 연예인 자살이 베르테르 효과를 일으킨다는 것은 수치로도 입증되고 있다.

직업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자기 노력과 함께, 공인 의식과 사회적 책임이 더 요구되는 이유다.

그렇다면 연예인과 달리 일반인들에게서 자살이 만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 사회에서 자살자들의 유형은 사회적 차원에서부터 좀 더 개인적 차원까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편, 불가항력적 빈곤 때문에 자살하는 독거노인이나 극빈계층의 문제는 최소한의 사회안전망도 갖추지 못한 우리 사회가 온전히 책임져야 할 사안이다.

그러나 이 모든 자살 사례들에는 항상 개인의 의식문제가 도사리고 있고 자살이 당면문제의 최종해결책인 양 잘못된 선택을 하곤 한다. 그것은 왜 나만 이런 고통을 당하는가? 하는 오해이다. 삶의 좌절과 고통이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이다. 다만 그것을 영혼을 위한 축복으로 받아들이느냐, 저주로 받아들이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자살하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삶과 죽음 이후는 우리가 그동안 살았던 그 사람의 족적에 대해 가족과 친지와 이웃의 많은 증언자들이 자살 이후의 극심한 고통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 세상과 사회가 나를 자살하게 만든다고 강변하는 경우도 있지만 똑같은 고통을 겪으면서도 삶을 아름답게 성숙시키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흔히 존재하므로, 이는 변명이거나 억지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자살하면 세상과 완전히 결별한다는 생각인데, 삶의 족적은 한 인격에게서 영원히 지울 수 없다는 것은 사후세계를 믿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자살예방 일은 정신의학, 사회복지, 심리상담에서 담당하고 있지만 죽음의 질과 삶의 질 향상을 시키고 그리고 자살예방을 위해서는 죽음준비교육을 학교와 사회교육으로 실시해야 한다.

금융파동의 경제위기일수록 자살예방을 위한 국가 및 사회의 공동 노력과 시민단체, 관련 전문가와 자살예방 활동을 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해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고 알리는 공동의 책임과 사회적 관심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