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분야든지 소위 정상까지 올라간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뭔가 다른 게 있다.
그 요체(要諦)를 일컬어 탁월함이라 부를 수 있는데 동서고금(東西古今) 하나의 천재가 만들어질 때는 선천적 재능, 즉 타고난 천재성과 후천적으로 부모들의 극성이 합해질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재미난 건 결코 세상 사람들로부터 천재라고 떠 받들어지는 사람들은 한사코 천재란 말을 거부한다. 이것도 일종의 겸손일까?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 보면 근거있는 겸손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다.
백열전구와 축음기를 발명한 에디슨을 우리는 천재중의 천재로 간주하는데 그는 주위의 모든 찬사를 한사코 거부하면서 ‘99%의 노력, 그리고 1%의 영감’ 이라고 말했다.
에디슨 왈 “날보고 전구 하나를 만들기 위해 천번의 실패를 겪었냐고 하는데, 실패는 무슨 실패 천번의 과정을 겪었을 뿐”이라고.
천번의 실패나 천번의 과정이나 그것이 그것인데 왜 이처럼 실패를 용서하지 않을까?
그것은 자신 때문이리라. 노력에 노력을 거듭하면 그 어떤 것도 달성할 수 있다는 자기 확신과 신념, 이것이 탁월함을 만드는가 보다.
그리고 또 있다. 낙천성이다.
엄청난 화재로 새로 지은 축음기 공장과 부속건물이 모두 다 타버렸는데도 보통사람 같으면 망연자실 해 있을텐데 아내를 급하게 찾아서
“세상에 이런 구경 언제 해 볼 것인가”라고 했다니...
참으로 탁월한 낙천성이다.
그렇다. 비범한 사람들이 갖춰야 할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노력과 낙천성이다.
부자들이 갖춰야 할 검소와 절약과는 의미와 가치가 다르다.
서혜경 피아니스트를 아시는지...
하기야 대중들에게 아직은 피아노 등 클래식 보다는 팝송이나 트롯이 친숙한 법이니 서혜경, 이름은 어디서 들어 본것 같은데 하며 고개를 갸우뚱 할 것이다.
1960년생이니 마흔아홉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줄리아드 출신이고 모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나이 열 세살때 5·16 민족상을 수상하고 세계의 피아니스트들이 참가하는 자체를 영광으로 여기는 부조니 국제 콩쿠르, 팜비치 콩쿠르(동양인 최초)에서 우승을 했다.
지금은 국내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며칠전 케이블TV를 보면서 서혜경씨의 대담 프로그램에 한시간 가량을 빨려 들었다. 대강 내용은 이렇다.
“나이 여섯 살에 세계에서 인정(최고)받는 피아니스트가 되겠다고 목표를 정한 뒤 그때부터 밤잠을 안자고 피아노 앞에 앉았는데 외국에서 동양인에 대한 편견과 괄시가 엄청나서 참으로 힘들었다”고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력 밖에 없었단다. 중요한 건 인내력 같다.
17전 18기가 아니라 37전 38기로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여기까지는 도덕교과서의 ‘착하게 살자’, ‘정직하게 살자’ 수준이었지만 2006년에 유방암 3기 판정을 받았다.
국내 유명한 의사 7명 가운데 대부분이 “피아노를 그만둬라, 그렇지 않으면 생명을 건질 수 없다.”는 충고를 했단다. 그때 밤낮으로 하느님을 원망했다고 한다.
Why me, 왜 하필 나여야만 합니까? 왜 하필 나를 거두시려 합니까? 이런 원망이 아니고, 왜 내게서 음악과 피아노를 뺏앗아 가려 합니까...
이 장면에서 서혜경씨는 손수건으로 눈자위를 찍는 포즈가 아니고 교양(?)없이 손으로 눈시울을 훔쳤다.
정말 감격적이었다.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말못할 통증이 오면 올수록 더욱 피아노 앞에 다가섰다는 서혜경씨.
나는 음악을 잘 몰라서 그쪽 사람들에게 물어봤더니 ‘이미 대가의 반열에 들어선 사람’이란 답을 들었다.
나이 쉰살도 안됐지만 충분히 ‘대가’ 소리를 들을 가치가 있지 않은가.
항암치료 받을 때 주사 맞은 부위를 보여주며 팔뚝을 내미는데 마치 야구 투수출신 선동열 감독 만큼이나 실했다.
인터뷰 도중에 서혜경씨가 넌센스 비슷한 질문을 했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금 세 가지를 맞춰 보세요.”
“소금, 황금, 그리고 지금이예요.”
맞다, 무릎을 치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