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능 시험이 끝난 지 일주일이 지났다. 고3 학급의 풍경은 그야말로 폐허가 된 전쟁터에 뒹구는 낙엽처럼 서로 부딪치는 소리만 무성하다고나 할까.
그나마 지금은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기말 시험을 치르고 있기 때문에 학교에 등교하지 않을 수 없고 또 시험을 치르는 시간만큼은 시험지를 끌어안고 잠을 자든지 아니면 OMR카드에 한 번호로 죄다 찍든지 간에 형식적으로나마 교육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어서 학교에서의 교육은 살아있어 보인다.
그러나 기말 시험이 끝나는 즉시 학교교육은 완전히 끝장이 나고 만다.
교사도 수능이후 고3 학생들의 교육을 포기한 상태나 마찬가지이다.
교사가 수능 시험이 끝난 아이들을 상대로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마는 그럴지라도 교사는 아이들의 진로에 대해서, 대학생활에 대해서, 삶에 대해서 교훈적인 이야기 정도는 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설사 좋은 교육프로그램이 있다고 해도 고3 아이들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참여를 해야 할 터인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나마 담임교사들은 입시 상담을 하면서 학생지도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도 옛날 말이지 요즈음은 컴퓨터를 통해서 모든 입시 정보를 다 접할 수 있고 또 원서도 본인이 컴퓨터로 직접 접수하기 때문에 실제로 담임교사의 도움이 그리 필요치 않다.
비담임 교사의 경우는 학교에 출근해서 특별히 할 일도 없이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마우스 클릭하거나 아니면 부담 없이 독서하는 일로 소일하고 있다.
그러나 공교육의 종말의 서곡은 2학기부터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고3 2학기만 되면 아무리 학교교육의 정상화를 외쳐본들 아무런 소용이 없다.
대학을 포기한 학생, 수시에 합격한 학생들이 수능 준비에 전력을 쏟는 학생들과 확연이 구별되고, 또 자신의 수능 준비를 위해서 나름대로의 계획을 가지고 공부하는 학생들을 수업시간에 교사가 강제한다는 것이 오히려 학생에게 불이익을 초래하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한마디로 수능 이후의 공교육은 끝난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고등학교에서는 수능시험 이후 학생지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매년 이맘때만 되면 수능 이후 고3 지도에 대한 문제가 무슨 전염병처럼 등장한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이 숙제를 한 번도 속 시원하게 푼 적이 없다.
사실 이는 대단한 숙제도 아니다.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의 숙제가 아니라 어떻게 시간을 보낼 것인가의 숙제이다. 속된 말로 하면 서글프게도 ‘시간 때우기’로 고민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대체로 학교에서는 고작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영화를 보여주거나 아니면 외부 강사를 초빙하여 교양 강좌를 개설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으면 체험학습이라는 명목으로 아이들을 밖으로 데리고 나간다.
학생들로 하여금 수능시험이 공교육의 끝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그 책임이 공교육에 있다.
이제까지 우리나라 공교육은 아이들을 평생교육의 차원에서 교육하지 않았다. 학교교육이 교육의 전부인양 가르친 것이다.
오직 대학입시를 위해서만 달리기 시합을 시켰으니까. 그리고 학교이라는 굴레 속에서 학교교육이면 충분하다는 식으로 아이들을 교육한 것이다.
그러니까 학생들은 대학수능시험이 끝나니까 이제 교육에서 해방된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교육이라는 것은 평생을 걸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가?
교육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는 교육의 계속성이라는 개념과 연속성이라는 개념이다. 교육은 학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학교 이외에 가정 또는 사회에서도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교육은 전 생애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교육에는 끝이 없다. 이런 의미에서 교육은 생애교육(Life long education)이 되어야 한다. 학교교육은 학교외교육과 관계를 맺어야 하고, 청소년시절의 교육은 성인교육으로 이어져 계속되어야 한다.
수능이후 고3 학생들을이 졸업하는 날까지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그리고 실종된 교육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단지 몇 개의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이루어지기 어렵다. 학교교육을 평생교육의 차원에서 이해하고 어릴 적부터 행해졌을 때 가능하다.
오늘날처럼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는 기존의 학교교육체제가 교육수요자들에게 새로운 교육적 요구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학교교육을 마친 후에도 계속적으로 배우는 일이 지속될 수 있도록 그리고 배우고 익히는 일이 즐겁고 보람 있는 일이라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즉 학교는 평생교육 기관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이제까지는 아이들이 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공부만을 했다고 한다면 지금부터는 대학생활을 보다 더 잘 하기 위한 공부를 해야 하고 또 학교교육에서 배우지 못했거나 간과한 것들을 다시 돌아보고 앞으로의 자신의 삶과 연결시키는 공부를 해야 한다. 수능시험이 끝났다고 교육이 끝난 것이 아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부터가 진짜 교육이 시작된다고 보는 것이 옳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