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이 1일 라디오 연설을 통해 청년실업 문제를 지적하면서 청년들도 편안하고 좋은 직장만 기다리지 말고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눈높이가 문제가 아닌 것 같다. 고용한파가 겨울바람보다 더 차게 불어 닥치고 있기 때문이다. 1997년 외환위기로 150만명 이상이 직장을 떠나야 했던 끔찍한 고통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업대란은 은행 증권사 등 금융회사에서 건설 자동차 철강 유화 유통 등 실물경제 전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고용효과가 가장 큰 자동차업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쌍용자동차는 수백 명에 대한 유급 휴직 및 명예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신규 일자리도 환란 후 최악이다. 10월 중 신규 취업자수는 9만7,000 명에 그쳤다. 정부 목표치인 20만 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기업과 금융회사들이 불황과 경영난으로 신규채용을 줄이거나, 중단하면서 수많은 취업 희망자들의 꿈도 사라질 위기를 맞고 있다.
국내 경기침체는 내년, 특히 상반기까지는 더 심해질 가능성이 높아 앞으로도 일자리 한파는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청년층과 저소득층의 고용사정이 더욱 악화됐고 일할 의지가 꺾인 청년 실업자들이 급격하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현재 우리나라의 15세 이상 인구는 3천972만7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3만7천 명(1.1%) 증가했다. 일할 수 있는 15세 이상 인구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들 일할 수 있는 인구가 경제활동인구(취업자+실업자) 보다는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된다는 점에 있다. 실제 10월 늘어난 15세 이상 인구(43만7천 명) 중 취업자 9만7천 명, 실업자 3천 명 등 10만 명을 제외한 나머지 33만7천 명은 비경제활동인구에 편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비경제활동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은 취업사정이 악화되면서 취업준비자로 지내거나 일자리 찾기를 포기하고 그냥 쉬는 사실상 백수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의사와 능력은 있으나 노동시장적 사유로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사람 가운데 지난 1년 내 구직경험이 있었던 ’구직단념자’ 역시 10월 12만4천 명으로 작년 동월에 비해 무려 31.4%(3만명) 증가했다.
고용사정이 악화되자 일자리 찾기에 어려움을 느낀 실망 실업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셈이다. 경기침체로 구직단념자가 늘면서 취업준비만 하는 비경제활동인구는 늘고 있는 반면 구직자는 숫자 자체가 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공공서비스나 사회복지 등 잠재력 있는 부분에서 고용창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일자리 종합대책이 나와야 한다.
정부는 금융회사와 기업들의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 실직사태를 막을 종합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11ㆍ3 경제난국 극복대책으로 내놓은 청년인턴 확대와 여성 노인 등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재정 지출을 조속히 집행해야 한다.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 지출 확대분은 일자리대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실직자들을 위한 실업급여 인상 및 지급 대상 확대, 재취업 교육 강화 등 사회안전망도 더 촘촘하게 엮어야 한다. 재계는 전가의 보도처럼 써온 감원을 통한 구조조정을 자제해야 한다.
대신 임금조정 등을 통해 종업원의 일자리는 최대한 유지시켜 줘야 한다. 노조도 노사가 합심해야 위기를 탈출할 수 있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임금 동결, 일자리 나누기, 전환 배치 등 고통 분담에 동참해야 한다.
단순 생산직, 비정규직 등 일회적으로 청년 실업률을 줄일 수 있는 생색내기 식의 일자리 확충보다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청년 구직자의 취업활동 포기는 사회 운영의 에너지가 손실되는 중대한 위기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구직자는 물론 정부와 기업 모두 발벗고 나서야 한다. 단 그 방식은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모래성 쌓기가 아니라 오래도록 무너지지 않는 철옹 성벽 쌓기가 돼야 할 것이다. 대통령은 내년부터 중소기업과 공공기관에서 운영할 청년인턴제와 미래산업 리더 10만명 양성과 글로벌 청년리더 10만명 양성계획 등을 소개하면서 능력있는 젊은이들이 적극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다. 부디 일회용 아르바이트가 아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