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 기축년이 밝았다. 지난 해, 전 지구적으로 불어 닥친 경제 위기 속에 금년은 세계인 모두에게 최악의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으로, 새해의 시작이 암울하기조차 하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역사 속에서 위기가 닥칠 때마다 그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승자가 탄생하는 것을 무수히 보아 왔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작고 부존 자원도 부족하며, 더구나 후발주자로서 경쟁에 뛰어든 나라들에게는 이러한 위기야말로 결정적인 역전의 기회를 가져 온다. 다시 말해 역사의 도도한 물결이 그 흐름을 바꾸는 격동의 시기인 금년은 우리 국가와 민족의 운명이 달려 있는 역사의 갈림길이 될 것이다.
이럴 때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희망이다. 전 세계 어린이들이 사랑하는 바비 인형으로 유명한 다국적 기업인 마텔사의 회장, 밥 에커트는 희망이야말로 가장 인간적인 감정이라고 말한다. 오로지 인간만이 미래가 과거와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공하는 리더는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갖게 하고, 그들 속에 내재한 더 나은 미래를 창조하고자 하는 욕망을 일깨워주는 사람이다. 세계 모든 이들이 절망에 빠져 있을 때 우리는 희망을 일궈내야 하며, 사회 지도자들은 국민들에게 터널 끝에 빛나는 희망의 등불을 보여 줄 수 있어야 한다. 삼성 핸드폰과 LG 냉장고가 세계 최고의 브랜드로 성장한 시기는 우리나라가 IMF외환위기를 뛰어 넘던 바로 그 시기였음을 우리는 상기해야 한다.
또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쟁을 두려워하거나, 피해서는 안 된다.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세계 최고와 경쟁해서 이기는 길 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일 박 찬호 선수가 마이너리그에 머물다 스스로 경쟁을 포기하고 귀국하였다면, 그리고 박 지성 선수가 부상을 입어 벤치에 머무는게 창피해서 국내 구단으로 돌아 왔더라면, 그들이 과연 지금과 같은 세계적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서, 그리고 그 자리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도전과 경쟁으로 담금질되는 수밖에 없다.
또 우리의 사고와 의식 속에 남아 있는 ‘밀레니엄 버그’를 극복해야 한다. 1999년 말 새로운 밀레니엄을 앞두고 전 세계는 ‘밀레니엄 버그’에 대한 공포에 휩싸였다. 컴퓨터가 2000년이라는 새로운 숫자를 인식하지 못해 미사일 오작동을 비롯, 항공기, 원전, 항만 사고 및 인터넷 교란 등 전 지구적인 혼란이 올 것이라는 묵시론적 경고였다. 그러나 2000년 1월 1일, 21세기는 한 치의 오류도 없이 아무런 단절도 없이 ‘무사히’ 시작되었다.
작금의 경제 위기만 하더라도 단순한 경기위기로만 보기보다는 20세기적 금융제도의 유산을 청산하고, 21세기의 새로운 경제 시스템이 정착되기 위한 진통 과정으로 보아야 한다. 세계 각국의 정부가 부실 은행을 살리기 위해 연일 구제 금융을 쏟아 붓고,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한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위기의 규모나 기간, 이후 파급효과에 대한 예측조차 제대로 나오지 못하는 것을 보더라도, 현재의 글로벌경제위기는 20세기적 패러다임과 20세기적 처방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흔히들 경제가 성장하면 저절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는 환상에 빠져 있다. 그러나 이미 1980년대 후반 부터 전 세계는 고용 없는 성장으로 고통 받고 있다. 수 백명이 하던 일을 기계가 대신하고, 새로운 사업에 막대한 투자를 해도 사람 대신 컴퓨터가 사람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한 치의 오차 없이 정확하게 일하기 때문에 추가 인력은 불필요해진다. 따라서 21세기의 일자리는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분야에서 창출해야 한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문화와 관광, 교육과 의료, 복지 등 각종 서비스 산업이 각광받는 것도 그런 이유다. 20세기에 얻은 가장 중요한 교훈 중 하나는 변하지 않는 것은 오로지 ‘만물은 변한다’는 사실 하나 뿐이라는 점이다. 우리 속에 남아 있는 밀레니엄 버그를 극복하고, 누구보다 빨리 21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할 때, 우리는 새로운 시대의 승자가 될 수 있다. 나는 이번 글로벌 경제 위기는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극복될 것이며, 우리 대한민국은 누구보다 먼저 위기의 언덕을 넘어서서, 완전히 새로운 21세기의 주인공으로 자리매김 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