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서죠! 불이 났어요, 빨리 와 주세요, 빨리요!” 어둠이 채 내려앉기 전인 늦은 저녁, 지령앰프에서 울려 퍼지는 긴박한 여자의 목소리에 대원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소방차에 올라탔다.
몇 시간 전에도 지하 주점에서 불을 끄고 돌아와 진압장비를 점검하고 휴식의 여유도 없이 또 출동하는 것이다. 화재장소도 방금 전에 일어난 곳에서 3백여 미터, 순간 방화란 느낌이 스치고 지나갔다. 소방차는 커다란 싸이렌 소리와 붉은 경광등을 뻔적이며 도로를 질주하고 있었다.
급한 마음은 어느새 화재현장에 가 있건만 퇴근 시간 때라 도로는 주차와 정차된 차량으로 인하여 혼잡하였고 소방차는 더디게 앞으로 나갈 뿐 이었다. 비좁은 차량들 사이를 비집고 가다 서다를 반복하면서 현장에 도착했다.
상가건물 2층 계단 쪽에서 검은 구름이 창문 밖으로 분출하고 있었고 일부는 상층으로 상승하여 주택을 위협하고 있었다. 계단참에 설치된 창고에서 시작된 불은 대원들의 신속한 활동으로 진화 되려는 순간 휴대한 무전기에서 화재발생 지령이 흘러 나왔다.
“모텔건물 지하주차장 화재!” 불과 100미터 내 있는 곳에서 불이 또 발생 한 것이다. 현장에 대기하고 있던 후착대를 그곳으로 이동시켰고 지하주차장에서 검은 구름이 불꽃과 함께 목격되었다. 다행이도 주차장에 차량은 없었고 침대 매트리스 등 폐가구만 있어 즉시 진화되었다. 모텔이어서 큰불로 이어졌다면 다수의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잠시 후 또다시 무전기에서 화재발생 지령이 흘러나왔다. 도로변에 위치한 “중고가전제품 점포 화재!” 그곳도 모텔로부터 3백여미터 내외 위치한 근접 장소였다. 지금까지 화재원인이 모두 방화로 추정되자 화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고 알 수 없는 놈과의 게임이 시작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현장에 도착하자 인도에 쌓아둔 세탁기, 냉장고 등에서 불이 나고 있었지만 큰불이 아니기에 금방 진화되었다.
그 옆에는 재래시장이 있기에 놈이 재래시장에다 불을 낸다면 커다란 피해가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경찰의 협조로 재래시장에 방화범 검거위해 방화 순찰에 주력하였다.
긴장의 끈을 놓기도 전에 화재발생 출동지령이 휴대용 무전기에서 또 다시 흘러 나왔다.
불이 났던 중고가전점포에서 2㎞ 내 있는 또 다른 대형 재래시장 내부였다.
재래시장은 화재가 발생하면 연소 확대가 순식간에 이루어져 엄청난 재산피해와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대형화재로 이어질 수 있어 초기진화가 중요한 곳이다. 재래시장인 점을 감안 하여 인근 소방력을 총 출동시키라고 주문했다.
현장 도착하자 신발가게의 신발 수십 켤래와 좌판대에 불이 붙는 것을 경비원과 인근 상인이 빨리 목격하고 소화기로 소화하여 진화한 상태였고, 방화범을 상인이 목격하였으나 놈은 뒤도 돌아보질 않고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놈이 남자라는 점과 키가 170㎝가량의 보통의 몸집에 검은 옷을 입었다는 인상착의만이 놈의 전부였다.
재래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경비원들에게 방화순찰 철저히 하여 줄 것을 당부하고 관할 의용소방대원을 동원하여 방화순찰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이후에도 상가건물 지하 주차장에서 방화로 차량 일부에 피해를 주는 등 이 날은 5시간 동안 7건의 방화가 발생하였다.
요사히 경기가 어렵다고들 한다. 방화는 경제적으로 어렵고 힘들게 모은 타인의 재산에 피해를 주는 것으로 우리경제를 더욱 어렵게 한다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왜냐하면, 화재로 인한 피해로 생명 제산손실과 함께 일자리도 없어지기 때문이다.
힘들 때일수록 서로 위해주고 더불어 사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또한 시민들도 방화가 없도록 불을 낼 수 있는 요인을 제거하고 수상한 자들은 재확인하는 것도 방화를 예방하는 길이라 본다.
그리고 방화는 범죄란 사실은 놈은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