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전 출마표를 들여다보고 지난 경주동영상을 찾아보면서 경주전개도를 미리 예측하고 그에 맞춰 작전을 구상하다보니 좋은 성적이 나온 것 같네요.”
이제 데뷔한 지 겨우 두 해째인 26기 이상혁(26) 기수. 경마팬들이 ‘믿을 만한 기수’란 평가를 내린 그가 데뷔한지 만 1년도 지나지 않아 경마계 안팎에서 두루 인정받는 특급신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작년 6월 데뷔 후 12월까지 6개월간 7승을 기록, 동기생 가운데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두각을 나타냈고 승률도 7.5%로 신인기수 치곤 쓸 만한 성적을 보여 주변으로부터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올해엔 2승을 더 보태 승률 13.4%로 끌어올려 그를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신인기수치곤 쓸 만한’이 아닌 ‘훌륭한’으로 바뀌었다.
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미지트레이닝이란 답이 돌아온다. 머릿속에 그 운동이나 동작을 사전에 그려 세밀한 분석에 들어간 뒤 실제 경주에 임하면 변수가 발생해도 그때그때 대처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게 그의 기술철학이다.
평소 공상을 많이 한 그에게 안성맞춤인 이런 훈련법은 소속 조 조교사이자 선배 기수인 배휴준 조교사에게서 도움을 받았다.
“조교사의 이야기를 듣고 그대로 따라했는데 생각처럼 잘 되지는 않더라고요. 근데 조교사께서 ‘단순히 레이스를 그리는 게 아니라 그 상상 안에 너를 던지라’는 충고를 받은 뒤 조금씩 좋아졌어요.” 지금은 이미지트레이닝이 습관이 되었지만 처음에는 적응하기 꽤나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뛰어난 기승술로 좋은 성적을 보이자 조교사들의 기승의뢰가 쇄도했다. 3kg의 감량혜택도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해 그를 기승시켜 승수를 쌓고 싶은 조교사가 늘어난 때문이다. 그러나 본인은 “아직 소속 조 말도 다 파악하지 못한 판에 다른 곳에 신경 쓸 여유가 부족하다”며 사양하고 있다.
이상혁은 새내기 시절인 지난해 그랑프리 대상 경주엔 대회에 출전, 중간 성적을 낸 것을 무척 대견스럽게 생각한다. “한마리만 이겨보자”는 각오로 임했던 대회에 6착을 기록, 기대이상의 성적을 낸 것이다.
자신을 낮추며 소속조에 최선을 다하는 우직함과 당당히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당당함까지 겸비한 그를 경마팬들은 애정어린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