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12 (일)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사설] 수술대에 오른 ‘신의 직장’

신의 직장에서 신도 다니고 싶은 직장까지 공기업의 위용은 참으로 대단하다. 평균연봉이 전체근로자 보다 66%가 높다. 수익성은 상장기업 평균의 30%에 불과한데도 개인연봉은 갑절이나 높은 데는 다 그만한 사연이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공기업은 언제나 부러움 반, 시기질투 반의 부정적 시각이 강했던 신들의 직장이었다.

이러한 신의 직장은 오히려 국가의 동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질타 속에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가 발표됐다. 더 이상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을 두고 보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100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기관 평가에서 최고등급인 S등급을 받은 데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60점대가 전체의 51%, 50점대가 18.5%에 그친 것을 보면 그야말로 느슨한 경영실태를 짐작할 만하다.

웬만한 중소기업의 갑절이나 되는 월급을 받으면서 업무는 매양 그 타령이다. 목줄을 쥔 사람조차 월급쟁이니 더 큰 이익을 바라거나 원하지도 않는다. 앞서나가기보다 앉을 자리 지키는 ‘철 밥통’의 원칙에만 충실하면 될 일이었다. 부도날 일이 없으니 월급채불 할 일도 없고 시간이 흐르면 흐르는 대로 꼬박꼬박 통장에 입금이 된다. 누구라서 애써 공익을 위한 공익사업에 정열을 쏟을 것인가. 시간이 지나면 부장으로, 이사로 진급하고 그에 따른 보수는 또 얼마나 오를 것인가에만 정신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낙제점을 받은 기관의 대부분은 선진화, 효율화 부문의 성적이 특히 나빴다. 일부 공기업의 단체협약조건이 경영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거나 과도한 복리혜택이 문제가 된 곳도 있다. 일반적인 사회통념에 비추어 과도한 복리혜택이 어느 정도인지는 짐작조차 할 수 없지만 감사기관의 지적이 있는 만큼 좀 더 명확한 결과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이번 평가의 배경이나 공정성에 대한 불만이 나올 수도 있다. 기관별로 사업내용과 환경에 따른 단순비교가 서로 엇박자를 나타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관장 평가결과 역시 공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어 그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힘 있는 기관장에 대해서는 비켜가기가 불문율처럼 되어 있는 이러한 평가 제도를 못 믿겠다는 항변도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민 모두가 그렇게 우려했던 공기업 부실경영이란 지적에서 벗어나기 위한 최종진단이라는 데는 아무도 반대한 사람이 없다. 이 기회에 향후 진로에 대한 세부적인 지침도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