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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사장 무덤’에서 고검장 등용문으로

차동민 신임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지난 20일, 일생에서 가장 바쁜 하루를 보냈다. 또 뜻 깊은 하루였을 것이다. 이날 오전 10시 수원지검 대회의실에서 수원지검장 이임식을 갖기 무섭게 오후 1시30분에는 대검 청사로 출근한 뒤 확대간부회의를 열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분위기는 확연히 달랐다.

수원지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는 직원들이 차 검사장의 그간의 발자취를 담은 5분짜리 동영상을 상영하고 열렬한 박수로 중책을 맡아 떠나는 차 검사장에게 환영과 아쉬움을 표현했다. 차 검사장도 이임인사에서 “수원지검장으로 부임하며 국민이 의지할 수 있는 검찰, 국민과 함께 하는 검찰,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검찰이 되자고 했다”며 “나름대로 새로운 중책을 맡게 돼 개인적으로 영광에 앞서 책임이 크다”고도 했다.

같은 날 오후 1시 30분 대검 청사로 출근한 차 신임 차장은 곧바로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최근 검찰분위기를 의식해서 인지 “최근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고 해서 검찰 조직과 구성원 전체가 지나치게 위축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직무에서는 평소처럼 자긍심을 갖되 일상 생활에서는 더욱 겸손과 품위를 지켜달라”고 당부하기까지 했다. 차 신임 차장은 또 검찰가족의 단합과 단결을 강조했다.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자의 낙마로 수뇌부 공백 사태를 맞은 검찰내 ‘서열 2위’인 대검 차장에 긴급히 투입된 인물은 다름 아닌 차동민 전 수원지검장이어서 수원지검장 자리가 ‘검사장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게 됐다.

올해 초 인사에서는 당시 수원지검장이었던 천 후보자가 서울중앙지검장에 기용되면서 법조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결과적으로는 국회 인사청문회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중도 낙마했지만 천 후보자가 별다른 결격 사유가 없어 검찰총장에 임명됐다면 수원지검장을 거쳐 검찰 총수가 탄생할 수 있었던 셈이다.

수원지검은 지난 2002년 이후 검사장 6명이 잇따라 고검장으로 승진하지 못하고 검찰을 떠나면서 ‘검사장의 무덤’이라는 흉흉한 별칭이 따라붙었다. 새 검찰총장이 임명된 후 있을 검찰 인사에서도 수원지검장에 어떤 인물이 자리하게 될지 관심사다. 지난 인사에서는 수원지검 차장 및 부장검사가 대거 서울중앙지검에 입성하기도 했다. 이래저래 수원지검장 자리는 ‘검사장의 무덤’에서 고검장 등용문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차 신임 차장검사가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시점에서 중책을 맡아 검찰과 수원지검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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