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의료기술 수준은 전 세계적으로 상위수준에 있다. 환자분들이 부담하는 진료비는 선진국에 비해 저렴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의료보험 제도도 외국에서 배워갈 정도로 잘 시행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한방의료가 전문화·활성화되어 있어서 양방의료와 더불어 국민보건이라는 수레의 양 바퀴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게 표면적으로는 건실한 모습을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장기간의 경기침체로 인한 의료기관들의 경영압박과 의료인력의 과잉공급으로 인한 경쟁심화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는 어느 정도 정리·유지되었던 한·양방간의 관계 변화를 초래하였다.
이에 한방의료가 우리나라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이상적인 발전방향에 대하여 언급하고자 한다.
기사를 몇 개 인용해보겠다.
“동아일보와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소장 정진성)가 공동 기획해 최근 발표한 ‘국민의식조사-IMF 10년, 한국사회 어떻게 변했나’ 조사중에 의료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병의원의 경우 43.5%, 종합병원 45.2%, 약국 24.4% 등으로 나타났지만 한방병의원은 50.7%로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2006년 조사기준).”<보건타임즈 2007년 11월 19일자-국민, ‘한방의료기관 만족도’ 높다.>
“대구시한의사회가 최근 교통사고 환자에 대한 한방 치료의 유효성 검증 및 한방 자동차보험 활성화를 위해 한의원·한방병원에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방문한 환자 544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치료 성적이 우수하거나 호전됐다고 응답한 환자가 각각 314명, 189명으로 전체 94.1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매일신문 2009년 6월 8일자-교통사고 환자 94% “한방치료 효과봤다”>
한의학은 한방소아과와 한방피부분야, 비염 등의 한방이비인후과, 한방성형분야 등에서 치료효과가 우수하여 점점 국민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한의학도 수천년 동안 인류의 건강을 책임지던 치료의학이므로 양방학과와 마찬가지로 세분화되어 있다. 최근에는 소위 디스크라고 불리는 추간판탈출증 등의 척추질환에 대한 치료의 시각도 많이 바뀌고 있는 추세이다.
근 20여년 간 무차별적으로 시행했던 척추질환의 수술요법은 그 후유증이 크므로 양방 내부에서조차 수술요법이 능사가 아니라는 비판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체에 무리를 주지 않고 치료하는 비수술요법인 한방의 추나요법과 척추교정이 자연스럽게 각광을 받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 생각한다.
한방진료의 이러한 영역의 확대는 필연적으로 양방과의 충돌을 야기한다. 그러나 한방은 규모면에서 양방에 비해 열세이다. 언론보도 등에서 나타나는 한방과 양방의 전방위적인 충돌은 이미 진실의 여부를 떠나서 감정적인 말상의 양상을 띌 정도로 위험수위에 와 있다.
일례로 방송예정인 ‘제중원’이란 드라마에서는 서양선교사 알렌이 조선시대 한의학을 폄하하는 내용들이 다수 들어있다고 한다. 일간지나 사학자들 사이에서도 역사왜곡의 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드라마로 한·양방의 대립에 또 다른 불씨가 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전 세계적으로 약소국들은 강대국의 막강한 힘에 대항하여 자국의 미약한 문화와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여러 정책을 취하고 있다.
한방의 장점과 사회적 역할을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양방과의 무제한적인 충돌보다는 국가적인 보호와 육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민보건은 약육강식의 사회적 논리를 적용할 수 없으며 그래서도 안되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한의학이 발달한 대한민국. 노벨의학상이 여기서 나올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