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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쌍용車 사태 ‘역지사지’로 풀어야

모든 사회개혁을 위해서 ‘역지사지’는 꼭 필요하다. 서로의 입장을 안팎으로 뒤집어 놓고 실천 가능한 대안을 모색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결정적 이해관계이기 때문이다.

정치신뢰회복을 위해선 국민들도 직업으로서의 정치에 대한 역지사지가 필요하다. 정치는 국민은 위한 것이지만 정치인들과 그들을 돕는 사람들에게는 생계수단이기도 하다. 그것을 인정하는 현실적기반이 있어야 비판에 대한 힘이 실리고 응징도 제대로 할 수 있다.

지난 주말 기대를 모았던 쌍용자동차 노사대화가 무산됐다. 서로의 입장을 인정하지 않는 역지사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더 중요한건 힘 있는 자와 힘없는 자, 즉 노사의 상관관계를 어떻게 인정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잣대로 보인다. 회사 측의 일방적이고도 고압적인 행태를 일반 시민들은 곱게 보지 않는다. 공권력은 물과 의약품조차도 공급을 못하게 막고 있다. 회사 측은 정리해고가 불가피한 조치라는 것을 거듭 내세우는 외에 다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회사의 회생과 다수의 이익을 위한 소수희생은 어쩔 수 없다는 식이다.

여기서 한 번만 입장을 바꿔보자. 합의했던 내용이나 국민들에게 발표했던 합의사항을 한 번만 더 곰곰이 짚어보고 따져보자. 대화를 중단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한 창구는 열어 놓아야 한다. 이번 대화가 사측의 일방적인 거부로 무산된 것으로 알고 있다. 처음부터 대화의지가 없었거나 갑자기 입장을 번복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거나 둘 중 하나로 보인다.

왜 그랬을까, 국민들은 불안하고 또 불안하다. 누구 편을 들기로 하기보다는 내 처지와 비교하는 동병상련의 측은지심이 더욱 크기 때문이다. 이제 와서 잘잘못을 따질 수는 없는 일이다. 공권력이 해결해줄 것이라는 엉뚱한 발상은 크게 위험한 대안임에 분명하다. 생존권의 문제와 회사경영 문제를 동일시하기 때문이다. 서로의 고집을 버리고 다시 한 번 역지사지의 실천을 위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때다.

쌍용차 사태는 반드시 대화로 풀어내야 한다. 아무리 뒤엉킨 실타래라도 사람이 풀어내지 못할 매듭은 없다. 적군과의 전쟁이 아니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살벌한 현장을 지켜보는 시민들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저 막연하게나마 있는 사람들이 없는 사람 살핀다는 정도로 해석해 줄 수는 없는 것일까. 일터는 일터다워야 하고 회사는 회사다워야 한다. 그러려면 노사 양측의 대화가 끊어져서는 안 된다. 역지사지, 다시 한 번 곱씹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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