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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마음 감기 ‘우울증’ 방치 말아야

의존·완벽성격 잘 걸려
느긋하고 지속적 치료를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고 할 정도로 우리 곁에 가까이 있는 아주 흔한 병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조사에 따르면 우울증은 주요 사망원인 질환 중 4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2위를 차지하리라 예상되고 있다.

우울증 환자 수는 여자가 남자보다 2배 더 많고, 의존적 성격이나 완벽지향적인 강박적 성격에서 많이 나타난다. 의존심이나 완벽함이 채워지지 않을 때 상실감을 맛보게 되며, 이 상실감이 우울증의 주요원인이 된다. 우울증의 증상은 기분이 우울하고 의욕이 없으며, 입맛이 없고 무기력함, 수면장애 등이 있으며, 가장 극단적인 경우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우울증 환자의 15%가 자살을 시도하며, 자살시도는 응급사항이므로 적극적인 위기개입이나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최근 신문지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연예인들의 자살사건의 예를 보더라도, 전문가와의 정기적인 상담과 적극적인 위기개입, 전문가로부터의 적절한 입원치료가 우울증 치료에 얼마나 절실한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스타도 아플 수 있음’을 인정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았더라면, 극단적인 행동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 하나의 경우를 보면, 우울증 환자 A씨는 어려운 가정환경에 굴하지 않고 자신과 비슷한 환경에서 성장한 남자와 결혼하여 근검절약하며 열심히 살아왔다. 어느날 친구가 찾아와 울면서 돈을 빌려달라는 말에 친구 사정도 딱하고 이자를 높이 쳐준다기에 차곡차곡 저축해 놓았던 돈과 어렵게 마련한 아파트를 담보로 융자까지 내어 빌려주었다. 처음 몇 개월은 이자 받는 재미가 무척 좋았다. 그런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친구가 야간도주를 해 버렸다. 경제적인 손실뿐만 아니라 믿었던 친구에 대한 배신감으로 A씨는 분노하였다. 그러다가 사람이 싫어지고 그토록 아끼면서 살아온 삶도 지겹고, 아무것도 하기 싫고 모든 것이 다 허망하고 무가치하게 느껴져 멍한 모습으로 눈물지었다. 여러 차례 아파트에서 뛰어내리려 창틀에 올라갔지만 자녀들이 발견하여 가족회의 후, 병원치료를 받기로 하였다.

환자 B씨는 알뜰살뜰 모은 돈으로 자그맣게 음식점을 시작하였다. 부부가 열심히 노력하니 작은 가게였지만 손님이 끊이지 않아 재미도 있고 돈도 모였다. 돈이 생길 때마다 꼬박꼬박 저축하니 액수도 많아지고 신용도 쌓여 돈을 많이 빌릴 수 있게 되었다. 지금처럼만 되면 가게를 크게 확장하여 단번에 큰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에 대형으로 두 곳에 문을 열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IMF시기가 닥쳤다. 손님은 크게 줄고 직원들의 인건비는 계속 나갔다. B씨는 잠도 못 자고 모자라는 인건비를 빌려야하는 압박감으로 가슴이 조여오고 불안하였다. 점점 무력감과 우울감이 엄습해 왔다. 밀려오는 스트레스를 감당하기 어려울 때에는 술로 달래었다. 한 두잔 마신 술이 어느새 중독이 되었다. 술기운이 떨어지면 손이 떨리고 안절부절 못하며 또 술을 찾게 되었다. 가게는 부도가 나고 알뜰살뜰 모은 돈은 흩어지고 남편과는 끊임없는 싸움으로 부부가 모두 피폐해졌다. 과도한 욕망은 산산 조각이 나고 더 이상 버틸 힘조차 없자 정신과를 찾게 되었다.

우울증은 정신치료와 약물치료 등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우울증 환자의 특징은 생각이 매우 부정적이어서 좋은 일이 생겨도 그것은 우연이고 절대로 행운은 자신의 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부정적인 생각을 바로잡는 인지치료가 도움이 된다. 또한 우울증은 약물치료에 잘 반응한다. 그러나 충분한 기간 동안 치료하지 않으면, 대부분 완전히 낫지 않거나 재발되는 간격이 짧아질 수 있다.

치료하지 않으면 수개월 또는 수년씩 계속되기 때문에 학업이나 직업의 실패, 가족 및 대인관계의 악화, 약물 및 알코올 중독, 자살 등을 초래하게 되어 개인적 고통 및 사회적 문제가 발생한다. 환자들은 치료를 시작하자마자 곧 좋아지리라는 성급한 기대보다는 느긋한 태도로 지속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좋겠다. 사람들과 함께 지내도록 하고,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는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

가족들은 시간을 가지고 격려하며 환자의 증상을 비난하지 말고 환자의 어려움을 충분히 들어주고 이해하며 공감해 주어야 한다. 활동참여를 권유하되 조급하게 강요하지 말고 약을 잘 먹고 치료를 잘 받도록 도와야 한다. 또 환자가 자살에 대해 언급하면 의사에게 반드시 알려주어야 한다. 정신과 치료를 적절히 잘 받으면 우울증은 증상이 사라지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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