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말씀이 중국과 달라서 문자로 서로 맞지 않은 바, 어리석을 백성이 말하고자하여도 마침내 그 뜻을 다 펼치지 못함이 많음이라. 내 이를 불쌍히 여기어 새로 스물 여덟 자를 만드니 사람들로 하여금 쉽게 익혀 나날이 사용함에 편안케 하고자 할 따름이니라"
556년 전(1446년 반포)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제작의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우리나라의 뿌리를 단단히 하는 거름이 된 한글. 일제치하에서도 말이 사라지만 우리 뿌리도 뽑히는 것이라는 생각에 국민들은 목숨을 걸고 '한글'을 지켰다. 그런데 이런 고난 끝에 살아남은 '한글'이 현대에 와서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러한 '한글 위기의 시대'에 '우리말 아끼고 보존하자'는 운동이 꽃피고 있어서 반가워하는 이들이 많다.
학교에서 출석부를 들여다보면 그 이름이 그 이름 같다. 한자를 사용하는 일반적인 이름들이 비슷비슷하게 작명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드문드문 '참 신기하고도 예쁘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순 우리말 이름들이 눈에 띈다.
음악 포탈 사이트에서 활동 중인 이씨의 이름은 '꽃내음(꽃의 냄새)'이다. 이씨는 "어렸을 땐 특이한 내 이름이 싫었다"며 "그러나 한 번 들은 내 이름을 누구나 기억해 주니까 지금은 너무 마음에 든다"고 말한다. 대학생인 소나무(23)씨는 "성이 '소'라서 얼마나 다행이냐. '김'이나 '이' 등 다른 성이었다면 좀 이상했을 것 같다"라며 "내 이름을 싫어한 적이 없다"고 한다.
딸 아이 이름을 '진솔'이라고 지은 강주선(오산시 갈곶동.32)씨는 "평범하지 않으면서도 예쁜 이름을 갖게 해 주고 싶었다"며 "아이를 낳기 전부터 예쁜 우리말 이름을 찾느라 밤을 샌 적도 있었다"고. 또 강씨는 조카 이우진(수원시 율전동.27)씨에게도 순 우리말 이름을 적극 권했다고 한다.
TV 드라마에서도 순 우리말 이름 사용이 눈에 띈다. 지난 주말에 종영된 SBS 드라마 '라이벌'에서 박경림의 극중 이름인 '은새' 역시 고은(고운)새 혹은 조(좋)은새에서 따온 순 우리말 이름.
이밖에 순 우리말 이름으로 주로 사용되는 단어는 다빈(빈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다), 다슬(모든 일을 다 슬기롭게 헤쳐나갈), 마루(산의 꼭대기), 슬기(언제나 슬기로움을 잃지 말라는 뜻에서 특정 음절을 따서 지은 이름), 슬찬(슬기로움이 가득 찬), 예님(예쁘고 고운 님), 외솔(한 그루의 소나무와 같은 고고함과 푸르름을 지니라는 뜻), 진솔(한 번도 빨지 않은 새 옷 을 뜻하는 우리말을 그대로 삼은 이름) 등이 있다.
이혜진기자 lhj@kgs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