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묘시설이란 세상을 떠난 이들의 위한 시설이다. 죽은 이를 안장하는 묘지와 납골당, 시신을 태우는 화장시설, 상례를 치르고 조문을 받을 수 있는 장례식장 등의 시설들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장묘시설은 기피대상이다. 장묘시설이 들어서는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주민들의 집단민원이 발생 한다. 이는 장묘관련 시설이 혐오시설로 인식되어 있기 때문이다. 화장장이나 납골시설은 지역 주민에게 반드시 필요한 편익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지역에서는 장묘시설이 확충되는 것을 기피하는 이른바 지역이기주의가 존재하고 있다.
유한한 사람의 몸으로 세상에 태어난 이상 육체의 소멸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시차가 존재할 뿐 어느 때가 되면 육신의 몸은 모두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럼에도 우리는 죽음을 인정하길 거부한다. 뿐만 아니라 죽음과 관련된 의식이나 시설을 혐오하기까지 한다.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에 위치한 장묘시설인 수원시연화장 역시 2001년 1월 15일 개원하기까지 주민들과의 대립 등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러나 시와 주민들의 간의 2년여에 걸친 마라톤 협상 결과 개원돼 새로운 장묘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연화장은 승화원(화장장), 추모의집(봉안시설), 유택동산 및 자연장의 일종인 잔디장 시설을 갖춘 친환경 종합 장묘시설로서 특히 지난해 고 노무현 대통령을 화장한 곳으로 많은 이들에게 주목받은 바 있고, 이번 천안함 희생 장병들의 유해도 이곳에서 화장돼 잘 알려진 곳이 있다. 이곳에서 오늘(30일) 오전 10시 수원시립합창단을 초청, '2010 하늘과 땅 사이 아름다운 음악회'가 개최된다. 원래는 29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이날이 천안함 침몰 희생자들을 위한 국민애도 기간의 마지막 날이자 영결식을 치르는 날이어서 하루 연기한 것이다.
이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6년에 처음 개최됐는데 당시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문화행사였다. 무용가의 진혼무 공연과 서예가의 붓글씨 퍼포먼스, 시낭송이 펼쳐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번에 열리는 음악회는 장묘시설의 어두운 이미지를 탈피하고 하늘의 영혼과 땅위의 사람 사이를 아름다운 선율로 연결시켜주기 위한 행사이다. 그간 납골 봉안된 8만여 영혼들의 명복을 빌고, 가족을 잃은 유가족과 조문객들의 슬픔을 위로하기 위해 매년 열고 있는 이색적인 공연인 것이다. 아름다운 멜로디와 선율로 영혼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의 슬픔을 위로할 예정이다. 이제 수원시 연화장은 음습하고 무섭고 혐오스런 이미지를 벗어나고 있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이곳을 벤치마킹해 장묘문화를 개선해나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