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10만명을 포용하는 수원시는 4개 구청을 갖고 있다. 18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권선구 선거구를 둘로 나누는 작업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새로운 구청의 탄생도 물건너갔다. 인사적체에 허덕이던 수원시 공무원들의 탄식이 생생하다.
자치구의 구청장과는 달리 수원시의 4개 구청장은 수원시장이 임명해 권한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시의 사업을 앵무새처럼 홍보하거나 시가 추진하는 대형사업 언저리쯤에 해당하는 허접스런 일들을 도맡아 하기도 한다. 그렇더라도 임명되는 구청장들은 대부분 시장의 사람들로 채워지기 일수다.
그러한 구청장들에게 혼이 불어 넣어지고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이 “시민의 뜻을 시정에 적극 반영하기 위해 구청장들에게 인사권과 예산권을 주겠다”고 밝힌 것이다. 염 시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구청장이 민선시장의 입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현장행정에 필요한 모든 권한을 주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사권을 주고 예산권을 주는 것에 대해 반대할 이유는 없다. 단지 인사에 앞서 시장의 눈치를 봐야 하고 또 상급기관의 시청 고위직들이 사사건건 인사권에 관여한다면 주어진 인사권 또한 무용지물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예산권 또한 마찬가지다. 확보한 예산을 지역여건이나 사업의 우선순위를 배제한채 구청장 맘대로 사용한다면 온당치 못하다.
6.2지방선거 일을 2개월여 앞두고 수원시 장안구청이 광교에서 시행한 하천보수 공사는 자연환경 훼손에 대한 시민들의 공분을 자아내는데 충분했다. 상광교동 경동원 안쪽으로 저수지가 있다. 이저수지는 물이 맑고 하천으로 흘러드는 유량도 많지 않아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그러나 장안구청이 멀쩡한 하천 양쪽에 시멘트 블럭을 쌓아 볼썽사납게 만들더니 블럭을 지상 1m 위까지 쌓아올려 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장안구청은 또 구청에서 도교육청으로 넘어가는 2차선 도로의 멀쩡한 화강암 보도경계석을 뜯어 내고 새것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나는 시민들은 “수원시가 돈이 너무 많아 주체를 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실태파악이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