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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유명한 교학승이 당대의 선지식인 효봉스님을 찾아와 말을 걸었다. 부처의 가르침인 교학을 익히는 것이나 참선수행으로 불도를 깨닫는 것은 큰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는 것과 같지 않느냐고. 그렇다면 교학은 그물을 쓰는 법을 익히는 것인데 선가에서는 어찌하여 교학을 도외시 한 채 고기를 잡을 수 있다고 고집하느냐 물었다. 이에 효봉이 답하기를, “교학하는 사람들은 그물로 고기를 잡으려 들겠지만 선가에서는 바닷물을 통째로 삼켜버린다오”. 우리 불교계 최고의 학승이자 선객이던 운허스님이 제자들에게 들려줬다는 이 이야기는 효봉의 선지(禪旨)가 얼마나 드높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화다.

장자(莊子)는 말했다. “천하가 하나의 새장이라고 생각한다면 참새들은 도망갈 곳이 없다. 즉 마음을 넓게 가지면 세상의 모든 것이 자기의 품안에 있는 것이다”. 세상만사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뜻일 게다. 이번 국무총리를 비롯한 장차관 인선을 두고 말들이 많다. 특히 야권에서는 청문회를 단단히 벼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벌써 각종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봐 조용히 넘어갈 것 같지는 않다. 소위 국정을 운영한다는 위정자들이 한다는 일이 고작 상대방의 약점 찾기에 정신이 팔려있다면 나라꼴이 어찌될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는 말이 결코 빈말이 아니다. 이제부터라도 제발 쩨쩨하게 굴지 말고 좀 더 큰 틀에서 통 큰 정치를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위정자들이 이 모양이니,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본받을 일도 마땅치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기득권층의 횡포와 청년실업으로 방황하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말로만 소통(疏通) 운운하며 이런 시대에 동떨어진 이야기나 한다는 사실 자체가 옹색하기만 하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통이 큰 생각이다. 앞서 효봉과 장자의 말처럼 적어도 청소년들에게 활발발(活潑潑)한 ‘호연지기’를 길러주려는 노력이 그 것이다. 그들이 절망하지 않고 미래의 희망을 위해 건강하게 나아갈 수 있도록 말이다.

이해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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