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문화재단이 발간한 6.25 전쟁 희귀 사진집은 앉은 자리에서 책을 펼치면 끝장을 볼 수 밖에 없게 돼있다. 책을 펼치는 순간 우리민족이 당해야 했던 쓰라린 경험들이 차마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리지 못하도록 붙잡는다.
재단은 6.25전쟁 60주년을 기념해 경기도를 중심으로 전쟁 관련 각종 사진자료와 문서, 신문기사 등을 모아 입체적으로 재구성한 ‘1950 0625’ 사진집을 발간했다. 사진집에는 600여장의 희귀 사진을 엄선, 한국전쟁 관련 사진기록물 가운데 가장 방대한 분량을 수록했다.
이 작업은 6.25전쟁 60주년을 맞아 그동안 민족의 비극으로서 소홀히 여겨왔던 6.25전쟁의 역사적 의미와 역할 등을 재조명할 수 있는 관련 자료를 수집 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전쟁의 흐름을 주제별로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각종 사진, 자료, 신문기사 등을 통해 6.25전쟁을 경기도 중심에서 재구성 했다.
제1권은 ‘전쟁’을 바라보는 인간 중심의 절제된 시각으로 경기도의 내용을 특화시켜 전개했다. 임응식, 임인식, 이경모 사진작가의 비공개 사진을 중심으로 국내외 사진 600여장을 활용해 6.25전쟁에 대한 통사를 보여준다. 제2권은 6.25전쟁을 부연해 줄 수 있는 당시 행정기록, 무기·군장류 사진, 보도자료, 발표문 등을 수록해 당시 상황을 입체적으로 재구성했다.
사진집에는 데이비드 더글러스 던컨(David Douglas Duncan), 마거릿 버크-화이트(Margaret Bourke-White) 등 한국전쟁 사진으로 퓰리처상을 받았던 라이프지 소속 사진작가 25명의 미공개 희귀 사진까지 포함돼 있다. 또 중국 항미원조기념관 소장 사진 가운데 김일성과 박헌영이 직접 서명해 마오쩌둥에게 보낸 중공군 지원 요청 서한 등 미공개 100여점의 생생한 전쟁 기록이 수록돼 있다. 경기문화재단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물이다. 책을 충분히 찍어 여러 교육기관에 제공해 청소년들의 교육자료로 활용한다면 6.25가 잊혀져 가는 전쟁은 되지 않을 것이다.
/안병현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