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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단상] 청문회 관전기(觀戰記)

 

요즘 총리와 장관 후보들의 청문회(聽聞會)를 보고 짜증이 밀려왔다.

인격 그리고 비굴! 두 단어가 오버랩 됐다. 하도 딱해서 후보들의 입장에서 이해를 하려고 노력해 봤다.

과연 그네들이 처음부터 공직의 꼭짓점인 총리(總理), 장관(長官)이 되려고 어릴 때부터 생각을 키워왔을까?

현실정치가 아무리 마음에 안 들더라도 환멸(幻滅)스럽게 간주했을 때, 소속된 국민들은 그 수준의 범주(範疇)를 넘을 수 없다. 마쓰시다 고노스케는 일본 마쓰시다(松下)전기의 창업주이다.

곧잘 현대의 故정주영 회장과 비교되지만 가난을 자력으로 뛰어 넘었다는 공통점은 같지만 정치에 접근하는 방법은 큰 차이가 있다. 두 사람 모두 정치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정치 개조의 꿈을 실행에 옮겼다.

정 회장은 추산(推算) 2조(정확한 숫자일리는 없지만)를 들여 직접 대통령 후보로 나섰지만 마쓰시다는 정경숙(政經塾)을 만들어 정계와 경제계의 정치 지도자를 키웠다.

정경숙 졸업생 가운데 25명이 민주당 중의원(衆議院)이며, 8명이 大臣(장관)으로 입각했다. 직접 정치에 뛰어든 것과 간접적으로 후진을 양성한 것, 우열(優劣)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 문제에 관심이 간다.

마쓰시다 정경숙의 입학은 경쟁도 치열한데, 나이는 22~25세로 제한하는데 응시자의 직업은 신문기자, 의사, 교사 등 다양하다. 매년 6명을 뽑는데 무려 연간 200명 정도가 지원한다.

마쓰시다 정경숙에 일단 입학이 허가되면 엄격한 규율 아래 최고의 시설, 최고의 대우를 받는다고 한다. 교육 기간은 3년. 공부를 하면서 일류 회사의 사원의 봉급을 받는데, 이에 따른 의무도 철저해서, 엄격한 기준의 잣대를 적용해서 도중하차가 많이 있다.

교과내용도 검도(劍道), 다도(茶道), 서도(書道)는 필수…. 일본의 전통을 알아야 지도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란다. 최고로 중요시하는 것이 국가관이다. 교육 목표는 심신연마와 인간탐구, 의지 확립. 대강 짐작은 가지만, 매우 철학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다.

불의와 타협하지 말고, 어두운 돈 거래를 하지 말고…. 지도자로서의 무엇 무엇을 하면 안 된다. 이런 자발적 교육이 주야장천(晝夜長川) 3년 간 계속된다고 한다.

당신은 앞으로 지도자가 된다. 지도자는 반드시 돈과 명예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한다. 두 가지 모두 소유하려고 하면 결국 타락한 지도자가 된다. 그리고 인생에서 실패한다. 이번 청문회에 후보들은 위장전입, 논문 표절, 금전적인 문제가 제일 논쟁이 됐다.

변명 못할 개인의 사정이 있겠지만, 결론적으로 가정의 안위(安危)와 일신상의 편안함을 목표로 설정, 착실하되 약간의 비정상은 살며시 무시하고 경제적인 부를 택했다.

결국은 이들은 돈과 명예 모두를 거머쥐려 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쓰시다 정경숙이 떠올랐다.

어릴 때부터 품위와 의무를 교육하고 지도자를 양성하는 기관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강력한 욕심이 생겼다.

마쓰시다는 성공의 비결을 묻는 이에게 이렇게 답했다.

하늘이 나에게 준 선물이 세 가지가 있는데, 이것을 극복하고자 부단히 노력했다.

첫째, 못 배웠기 때문이고 둘째, 가난했기 때문이고 셋째, 몸이 약했기 때문이다. 개천에서 용이 났다!

못 배웠기 때문에 매사 진지한 자세로 사물을 관찰했고 가난했기 때문에 부지런하지 않으면 도태(淘汰)된다는 절박한 감정으로 하루하루를 충실했으며, 몸이 약했기 때문에 항상 규칙적이고 주색잡기(酒色雜技)를 멀리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세월이 지나도 모든 이에게 회자(膾炙)되자면 특별한 철학이 있어야 한다. 나 아닌 나라와 내일을 위한 사람을 양성하는 곳. 결국 시작과 끝은 바로 인간이다.

마쓰시다 스스로가 나는 가전제품을 파는 기업의 창업주가 아니라, 인재를 육성하는 기업의 대표로 기록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마쓰시다 정경숙의 계단은 교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매우 좁다고 한다.

계단에 내려가고 올라갈 때, 서로 비켜섬으로써 양보와 겸손의 원리를 배우기 위함이다. 어쨌든 청문회를 보면서 아쉬운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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